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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눈치도 안 보는 외국계은행… 예금금리 내리고 대출금리 올려

[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외국계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내리고 장기 신용대출 금리는 올리는 수법으로 수익 규모를 확대, 끝없는 탐욕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지난달 말 `퍼스트 정기예금' 연이율을 3년짜리는 2.8%에서 2.6%, 4~5년짜리는 2.9%에서 2.6%로 각각 0.2%포인트, 0.3%포인트 내렸다.

주택청약예금 1년 기준 연이율도 3.2%에서 3.1%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적금 금리도 내려, `퍼스트 가계적금'은 24개월 이상~36개월 미만 연이율을 3.9%에서 3.6%, `두드림 적금'은 12개월 이상~24개월 미만을 2.9%에서 2.7%, `퍼스트기업 적금'은 12개월 이상~24개월 미만을 3.2%에서 2.8%로 크게 내렸다.

씨티은행은 장기 신용대출 금리를 올렸다.

`직장인신용대출'은 12개월짜리 연이율이 기존 7.31%에서 7.33%, 24개월짜리가 7.06%에서 7.12%, `더 깎아주는 신용대출'은 24개월짜리가 기존 6.91%에서 6.96%, 36개월짜리가 6.91%에서 6.97%로 올랐다.

`닥터론'과 `팜론'은 12개월짜리 연이율을 8.46%에서 8.48%로 조정했다.

대신 초우량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공무원 연금대출'은 연이율을 4.37%에서 4.24%, `뉴우량업체 임직원대출'은 4.37%에서 4.24%로 내렸다.

모기지론 금리도 인상했다.

`굿뱅크 장기 모기지론'의 24개월 변동주기 연이율을 4.26%에서 4.31%, 36개월 변동주기는 4.26%에서 4.32%로 상향 조정했다.

씨티은행은 아울러 오는 19일부터 자동화기기(ATM)의 수수료 적용 시간을 평일 오후 5시 이후 전산마감까지에서 평일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 59분까지로 늘려 고객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 외국계은행은 예금과 대출 금리 조정에 대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기존의 여수신 수익이 적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과도한 `탐욕'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 은행들은 기준금리가 변동돼도 감독 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예금 금리나 신용대출 금리를 즉각 조정하기 쉽지 않은 실정인데, 이들은 눈치도 보지 않고 금리를 조정하고 있다.

한편, SC은행은 2009년 이후 3년간 금융지주사에 7500억원의 금액을 배당했다. 특히 순이익 대비 배당률은 2009년 57.8%를 기록한 이래 62.0%, 83.3%로 해마다 높아져 올해 국정 감사에서 `국부 유출'이라는 지적까지 받았다.

씨티은행은 2011회계연도에 시중은행 중 SC에 이어 배당 성향이 가장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