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시내 기자] 사교육비 지출이 경기 불황과 정부의 억제책 등의 영향으로 지난 2010년 1분기 이후 10분기 연속 전체 소비지출 증가율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소득계층간 사교육비 격차는 여전히 커 고소득층의 사교육비 지출이 저소득층의 6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금융투자업계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 2분기에 전국 2인 이상 가구당 월간 사교육비 지출은 평균 16만9367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16만5861원)보다 2.1% 증가했다. 사교육비 지출은 통계청이 발표하는 가계수지의 교육 지출 중 학생학원교육 부문을 기준으로 집계했다.
2분기 가구당 월간 전체 소비지출 규모는 238만6084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30만3745원보다 3.6% 늘었다.
이는 2분기 사교육비 지출증가율이 전체 소비 지출 증가율보다 1.5%포인트 낮아 지출에서 사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줄었음을 의미하는데, 이같은 현상은 2010년 1분기부터 10분기째 계속되고 있다.
이에 앞서 2009년 4분기 가구당 월간 소비 지출증가율과 사교육비 지출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기준으로 각각 7.4%로 같았고 이전인 2008년 3분기에는 사교육비가 20.9% 성장하는 등 2007∼2009년 급팽창하며 같은 기간 10%에도 못 미친 소비 지출 성장률을 사교육비 지출증가율이 압도했었다.
그러나 2010년 1분기에는 소비 지출 증가율이 9.5% 상승한 반면 사교육비는 5.6% 올라 증가율이 역전됐고 이후 경기 불황으로 소비 지출 증가율도 낮아졌지만 사교육비 지출 증가율은 둔화가 더 두드러지고 있다.
사교육비 지출은 2010년 2분기에 0%로 제자리걺음을 한 이후 작년 2분기까지 4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했다. 작년 3분기 이후에도 3% 미만의 저조한 성장률로 전체 소비 지출성장률을 계속 밑돌았다.
유진투자증권 김미연 연구원은 "사교육비는 2009년을 고점으로 지속적으로 둔화추세를 보이고 있다"라며 "경기 불황에다 낮은 출산율, 늦은 결혼 등과 함께 대학 입시 전형 다양화, 정부의 사교육 억제 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사교육시장 성장은 둔화세가 뚜렷해지고 있지만 소득 계층간 양극화는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당 교육비를 소득 계층별로 보면,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계층은 지난 2분기에 교육비로 38만4175원을 지출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하위 20%인 1분위 계층은 6만5529원을 교육비로 써 소득계층간 교육비 격차가 5.9배에 달했다.
지난해 2분기에는 5분위와 1분위가 각각 38만6973원과 6만5749원을 교육비로 지출, 역시 격차가 5.9배였다.
사교육비만 보면 1년 전과 비교해 계층간 간극이 다소 줄었지만 격차는 교육비보다 더 컸다.
지난 2분기 상위 20% 소득층의 사교육비 지출은 가구당 28만2425원, 하위 20% 계층은 4만4436원으로 6.4배 차이를 나타냈다. 작년 2분기에는 각각 28만4832원과 4만114원으로 7.1배 차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