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국제기구의 내노라하는 외국인 학자들이 우리나라 4대 재정개혁을 평가한 보고서가 처음으로 발간된다.
정부는 이 보고서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재정관련 워크숍에서 발표한 후 특별판 보고서 형태로 발간, 재정개혁의 '교과서'로 널리 활용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는 다음달 6~8일 서울에서 열리는 아·태 재정관리협의체(PEMNA) 고위급 콘퍼런스에서 외국의 유명학자들이 참여해 우리나라의 4대 재정개혁을 종합평가한 연구보고서를 발표한다고 29일 밝혔다.
이 보고서가 다루는 대상은 국가재정운영계획, 총액배분자율편성제(톱-다운제), 재정성과관리제도 ,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dBrain) 등으로, 지난 2003~2007년 도입돼 운영돼온 한국의 대표적인 재정개혁 과제다.
이 보고서의 특징은 역대 처음으로 국내외 저명 학자들이 짝을 이뤄 해당 과제를 비판적으로 검토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재정개혁 평가에 외국인 학자를 영입한 것은 자국 관점에서 '자평'하는 것이 아니라 국외 시각에서 객관화하려는 것이라고 기재부는 전했다.
국가재정운영계획은 세계은행(WB)의 로버트 텔리어치오 재정분야 선임 이코노미스트와 한국조세연구원의 홍승현 박사가 평가한다.
톱-다운제는 존 브론달 OECD 예산지출국장과 하연섭 연세대 교수, 이강호 기재부 성과관리과장이 맡는다.
재정성과관리는 짐 브럼비 세계은행 공공거버넌스 국장과 박노욱 조세연구원 박사가, 전체 총괄은 존 브론달 국장과 김정훈 조세연구원 박사가 집필한다.
하지만 dBrain은 기술적 성격이 강한 점을 고려해 국내 학자인 조세연 김종면 박사가 홀로 담당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우리나라 재정개혁은 세계적으로 모범사례로 인용되는데 이를 다루는 분석 보고서가 없다"며 "우리나라 학자만으로 만들면 참조 가치가 떨어질 수 있어 해당 분야의 전문 외국인 학자와 공동작업해 신뢰도를 높이려 한다"고 설명했다.
외국 학자들은 이번 공동연구 요청에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며 흔쾌히 나섰다.
정부는 내년 초에 OECD 재정 관련 워크숍에서도 이번 공동연구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를 계기로 이 보고서가 OECD 특별판 보고서로 발간해 우리나라 재정개혁 사례가 전 세계에 공유되도록 할 방침이다.
한국의 발전 경험을 개발도상국에 전수하는 경제개발경험공유사업(KSP)과 연계해 재정분야 협력에서도 이 보고서가 활용되도록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