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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수 "한은 통화정책, 물가보다 명목GDP 목표로 삼아야할 수도"

[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한국은행 김중수 총재가 물가상승률이 일정 범위에서 움직이도록 기준금리 등을 조정하는 현행 `물가안정목표제' 하나로는 한은 통화정책의 효력이 충분히 발휘되는데 부족할 수 있어 명목 국내총생산(GDP) 수준도 목표로 삼아야 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며 한은 통화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총재는 31일 배포한 2013년도 신년사에서 "최근 (물가안정목표제보다) 명목 GDP 수준을 정책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학계에서 나오고 어떤 (다른 나라) 중앙은행에선 시행할 가능성마저 열어놨다"면서 "명목 GDP를 목표로 삼는 것이 (현행) 물가안정목표제보다 더 적절하다기엔 아직 증거가 부족하지만, 어느 하나의 잣대에 매달려 중앙은행을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할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우리 경제의 낮은 성장세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한은은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안정되도록 통화정책을 운용하고 있는데, 만약 명목 GDP를 정책목표로 삼게 되면 기준금리 조정 등 한은의 통화정책은 명목 GDP 성장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결정된다.

그는 다만 "(명목 GDP를 정책목표로 삼는 것은) 아직 효과적인 대안으로 검증됐다고 보기 어려운 주장"이라며 "문제는 기존의 (통화정책) 수단들이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데에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또 올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의 정치지도자 선출로 `정치적 격변기'를 맞으면서 금융위기를 회복하려는 노력이 기대한 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내년 경제에 대해서는 "세계경제와 우리 경제 모두 지난해보다 현저히 좋아지지 않겠지만 동시에 비관적 견해가 많다고 볼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