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전재민 기자] 계속되는 폭설과 한파로 차량 사고가 급증하면서 손해보험사들의 긴급 출동이 지난해 12월에만 역대 최다인 250만건을 넘어선 데다 지급해야 할 차 사고 손해보상액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존폐 위기까지 거론될 정도로 손보사들이 완전히 패닉 상태에 빠졌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012년 12월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해보험 등 손보사의 긴급출동 건수는 252만391건으로 전년 동월의 157만1540건보다 약 100만건 가량 급증했고, 평상시(150만건)보다도 40%가량 늘어났다.
또 지난해 12월 손보사가 10만건 이상 긴급 출동한 날만 9일에 달할 정도로 연일 긴급 출동이 빗발치고 있다. 12월 9일과 24일에는 14만5000건과 14만7000건에 이르렀고, 남부 지방에 눈 폭탄을 터트린 28일부터 31일까지도 매일 15만여건에 달하는 긴급 출동이 이뤄졌다.
그동안 12월에는 폭설이 흔치 않고 영하 10℃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도 드물어 긴급 출동이 200만건을 초과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지만 올해 12월은 10㎝ 이상의 폭설이 한반도를 수시로 강타한 데다 한겨울인 1~2월을 능가하는 한파가 몰아치면서 도로가 빙판길로 변해 월동 준비를 한 운전자마저 사고를 면치 못했고, 심지어 스노타이어와 타이어에 체인을 감은 차량의 긴급출동 신고도 수십만 건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후륜 구동인 외제차와 트럭도 경사면을 오르다가 미끄러지면서 차량 추돌과 주변 건물 충돌이 빈발, 수만 건의 사고를 낸 것으로 추정됐다.
LIG손해보험 관계자는 "폭설이 내리고서 녹을만하면 영하 10℃가 넘는 한파로 도로가 빙판이 되면서 도로가 스케이트장으로 변했다"면서 "긴급 출동 신고가 폭증해 감당하기 어려울 지경"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올해 1월 들어서도 폭설과 한파가 지속되고 있어 손보사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1월 1일에 함박눈이 내린 데 이어 2일에는 혹한이 몰아치면서 미끄럼 때문에 폭설에 갇혀 차가 움직이지 못하거나 기온 급강화로 배터리가 방전돼 긴급 구조를 요청하면서 15만건 이상의 긴급 출동 신고가 쇄도, 지난해 12월보다 더 했다.
건물 지하 주차장에 대피한 차량마저 배터리 시동이 꺼지면서 견인에 나선 손보사 차량이 많았고, 추돌 사고는 분 단위로 접수될 정도다.
손보사들은 이 같은 상황이 1월에도 계속되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손해배상비용이 급증, 자동차보험 운영이 존폐 갈림길에 설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12월 자동차 보험 손해율은 100%에 육박해 2012회계연도 누적적자가 2000억원에 육박한다.
한편, 손보사들은 고객에게 문자 메시지를 통해 혹한기 안전 운행을 당부하고 있다.
손보사들은 눈이 쌓인 도로는 제동거리가 평소보다 훨씬 길어지므로 앞차와 평소보다 충분한 차간거리를 유지할 것을 권고했다.
차가 미끄러질 때에는 핸들을 미끄러지는 쪽으로 틀어야 한다. 눈길에 풋브레이크만 사용하면 차체가 겉돌게 되고 핸들이 통제 불능 상태로 빠지기 쉽다.
제설용 염화칼슘이나 모래가 뿌려진 도로라도 급가속, 급출발은 주의해야 한다. 갑자기 미끄러지면서 대형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