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가계 신용위험 10년 만에 최악… 기업 신용도 악화

[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올해 1분기 가계 신용위험 예측치가 근 10년 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치솟았다. 기업의 신용위험도 악화돼 은행의 대출 문턱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2월 10~24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을 제외한 16개 국내은행 여신 책임자를 면담해 3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계의 신용위험지수는 34포인트로 카드사태가 발생한 지난 2003년 2~3분기(44포인트) 이후 거의 10년 만에 가장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금융위기(2008년 4분기~2009년 2분기) 25포인트보다도 9포인트나 높은 것이다.

가계의 신용위험지수는 지난 2011년까지 3~9포인트 사이를 오르내리렸지만 지난해 2분기 22포인트로 훌쩍 뛴 이후 3분기 28포인트, 4분기 31포인트로 상승했다.

한은은 "경기 부진 영향으로 다중채무자 등 취약계층의 채무상환 능력 저하에 대한 (은행의) 우려가 심화했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신용위험 역시 악화돼 1분기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은 34포인트, 대기업은 13포인트로 모두 금융위기(2009년 2분기) 이후 가장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신용위험이 상승함에 따라 은행의 대출태도도 보수적이 될 것으로 보여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기가 쉽지 않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1분기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태도는 -3포인트로 금융위기(2008년4분기ㆍ-28포인트) 이후 가장 나빴고, 대기업 대출태도(-6포인트)도 금융위기(2009년2분기ㆍ-9포인트) 이후 가장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대출수요는 모두 16포인트로 여전히 높게 나타나 은행들은 `비 올 때 우산 뺏는다'는 비난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2012년엔 신용위험이 커져도 은행의 대출태도는 플러스(+)를 유지됐지만 올해는 대기업 대출태도마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며 "원화절상, 대외경제 악화 등으로 은행이 경계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