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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때 카드 할부거래 늘어날까 줄어들까?

[재경일보 전재민 기자] 불황 시에 소비자들이 한 번에 물건값을 내는 것이 부담스러워 해 카드 할부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카드사들이 무이자 할부를 중단해도 유이자 할부시장으로 이동하는 사례는 많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10일 금융감독원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용카드 할부 이용실적은 호황기에 증가속도가 빨라지고 불황기에 둔화되는 경기 순응적인 특성을 보였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005년 4.6 06년 5.0%, 2007년 7.3%, 2008년 5.3%, 2009년 3.8%, 2010년 10.2%, 2011년 5.4%였다.

같은 기간 할부 이용실적 증가율은 2005년 6.9%, 2006년 7.5%, 2007년 15.5%, 2008년 17.1%, 2009년 3.7%, 2010년 14.9%, 2011년 12.1%로 2008년을 제외하고 GDP 증가율과 할부 이용실적 증가율이 거의 같은 흐름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할부 이용실적 증가로 인해 전체 신용판매에서 할부거래가 차지하는 비중도 2005년 28.0%, 2006년 27.2% 2007년 27.7%, 2008년 28.2%, 2009년 26.7%, 2010년 26.9%, 2011년 26.6%로 동반 변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신용카드 일시불 이용실적은 할부 이용실적과 비교하면 경기 민감도가 덜했다.

일시불 이용실적 증가율은 2005년 11.3%, 2006년 11.7%, 2007년 13.0%, 22008년 14.0%, 2009년 11.5%, 2010년 13.9%, 2011년 14.1%로 흐름은 비슷했지만 증감 폭 변화가 크지 않았다.

불황기에 할부거래 증가세가 오히려 둔화되는 것은 전체 할부거래에서 무이자 할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70~80%에 달하는 등 신용카드 할부시장이 주로 무이자 할부 중심으로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가전제품 등 상대적으로 고가인 내구재를 살 때 무이자 할부를 이용한다"며 "경기가 안 좋으면 생활에 꼭 필요하지 않은 고가제품부터 소비를 줄이므로 자연히 할부거래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어려운 경기상황과 연관지어 생각해볼 때 고가품에 대한 수요 자체가 줄어들어 무이자할부가 중단돼도 유이자 할부로 이동하는 비중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