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시내 기자] 경찰이 연예인 지망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피소된 탤런트 박시후(35)씨의 휴대전화 제출을 요구했지만 박씨 측이 제출을 거부했다.
경찰이 성폭행 의혹과 관련해 고소인과 피고소인 양측에 휴대전화 제출을 요구하자, 고소인인 여성 A씨는 요청에 응했지만 박씨 측은 이를 거부한 것.
이 휴대전화에는 A씨가 박씨의 동료 연예인 김모(24)씨 등 사건 관련자와 통화한 내역과 문자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 A씨의 변호인에 따르면, A씨 측은 '고소인이 합의금을 뜯어내려고 박씨를 함정에 빠뜨렸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경찰의 요청에 따라 지난 3일 사건 당시 A씨가 사용한 휴대전화를 증거물로 제출한 반면, 박씨와 박씨의 동료 연예인 김모(24)씨는 지난 1일 경찰 조사에서 휴대전화를 증거물로 제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이틀 뒤 "변호인과 상의해 결정하겠다"며 휴대전화를 제외한 카카오톡 메시지만 증거물로 제출했다.
A씨의 변호인은 "온갖 억측이 난무해 A씨가 사용하던 휴대전화까지 제출했다"라고 밝혔다.
박씨 측 변호인은 "두 사람 모두 (사생활 보호가 필요한) 연예인 아니냐"라며 "아직 경찰에 휴대전화를 제출할 계획은 없다"라고 말했다.
카카오톡 메시지는 보존기간이 1~2주에 불과해 사건 당일 오간 메시지 중 양측 변호인들이 제출한 것을 제외한 나머지는 이미 삭제됐을 확률이 높다.
경찰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보하려고 지난달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당시 피고소인 조사 전이라는 이유로 영장이 기각돼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톡 메시지가 저장된 서버의 경우, 일단 메시지가 지워지면 복구는 불가능하지만, 휴대전화는 피의자가 관련 내용을 삭제하더라도 어느 정도 복구가 가능하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관계자는 "카카오톡이나 문자 메시지를 지웠어도 흔적이 남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전체 또는 일부 내용을 복구할 수 있다"라며 "대화를 나눈 양측의 휴대전화를 모두 확보하면 복구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