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시내 기자] 방송인 김용만(45)씨가 불법 사설 스포츠토토에 총 13억원이 넘는 판돈을 걸고 상습적으로 도박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박성진 부장검사)는 9일 김씨 등 4명을 상습도박 혐의로, 불법 스포츠토토 도박을 주도한 윤모(38)씨를 도박장 개장 및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008년 1월∼2011년 5월 속칭 '맞대기' 도박과 인터넷 사설 스포츠토토에 13억3500만원의 판돈을 걸고 도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1회에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을 배팅해 총 12억여원을 '맞대기'에 쏟아부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자신의 계좌뿐 아니라 매니저 등 명의의 차명계좌 3개를 통해 도박을 했으며, 계좌추적 결과, 김씨가 배팅한 금액과 배당금이 거의 일치해 사실 잃은 판돈은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맞대기' 도박은 사설 스포츠토토의 '휴대전화' 버전으로, 재산 상황 등에 신뢰 관계가 있는 사람만 회원제로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박 운영자가 회원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경기 일정을 보내면 회원들은 운영자에게 승리 예상팀과 배팅금액을 문자로 보내는데, 경기 결과에 따라 적중한 사람은 배팅액 중 수수료 10%를 제외한 금액을 운영자로부터 지급받고, 결과를 맞히지 못한 회원은 배팅금을 운영자 계좌로 송금하는 후불제 방식이다.
배팅 대상은 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등 해외 프로축구 경기인데, 김씨는 박지성 등이 출전하는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지인들과 함께 보다가 지인의 휴대전화로 전송된 '맞대기' 권유 문자 메시지를 보고 재미삼아 도박에 참여하게 됐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 등 나머지 4명은 유흥업소 종업원으로 근무하면서 '맞대기' 도박에 빠져 각 2억4000만원∼5억2000만원을 배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판돈 대부분을 잃었다.
윤씨는 2007년 2월∼2009년 5월 10억원대 '맞대기' 도박장을 직접 개장하기도 했다.
검찰은 '맞대기' 도박장 개장자 등 관련자에 대한 추가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