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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중수부 32년 만에 역사속으로… 현판 철거

[재경일보 이영진 기자] 대형 특수수사의 총본산이자 표적사정·편파수사 등의 시비로 '정치검찰', '권력의 시녀'라는 오명의 진원지이기도 했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23일 완전히 문을 닫아 1981년 4월 '중수부' 현판을 처음 단 지 정확히 32년 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1961년 4월 발족한 전신 중앙수사국까지 포함하면 52년 만이다.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 10층 중수부 출입문 앞에서 열린 현판 철거식에는 채동욱 검찰총장과 길태기 대검 차장, 대검 참모부서장들과 중수부 연구관 등 30여명의 검찰관계자가 참석했다.

박영수 전 중수부장도 참석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중수부의 마지막 모습을 함께 지켜봤다.

이두봉 대검 연구관이 중수부 연혁과 역사를 소개한 뒤 박유수 대검 관리과장이 현판을 떼어내면서 중수부는 역사의 뒷편으로 사라졌다.

중수부 현판은 검찰 역사관에 보존된다.

검찰은 향후 중수부에 관한 백서를 발간하고 검찰역사관 안에 중수부 섹션을 설치해 중수부의 공과를 남길 예정이다.

대검은 그간 중수부에 파견됐던 검사 15명과 수사관 18명을 일선청에 재배치했고, 향후 중수부 수사인력 10여명은 증권범죄 합동수사단 등 일선 부서에 추가 배치할 예정이다.

한편, 검찰은 중수부 폐지에 따른 업무 공백을 줄이고 특별수사체계를 전면 개편하기 위해 이날 대검에 '검찰 특별수사체계 개편추진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다.

TF는 '특별수사 지휘 및 지원부서'가 새로 설치될 때까지 일선청에 대한 수사 지휘 및 지원 업무 등 최소한의 업무를 수행한다.

TF 총괄은 오세인 전 대검 기획조정부장(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맡고 이동열(서울고검 검사) 팀장 하에 이두봉 대구지검 부장검사, 조상준 대검 검찰연구관 등이 팀원으로 활동한다.

TF는 검찰 수사의 중립성 확보, 부정부패 대응역량 확충, 인권보호 강화를 기본 방향으로 삼아 단순 기구개편이 아닌 특별수사체계 전반의 문제를 진단하고 개선방향을 연구할 계획이다.

TF 연구결과는 향후 구성할 검찰개혁심의위원회에 보고하고 심의를 거쳐 최종안을 확정한다.

검찰은 5월 말까지는 체계 개편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중수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과 지난달 여야 합의에 따라 폐지가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