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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공기업 무리한 사업 추진으로 '빚더미'… 4년새 부채 45% 늘어

[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지방 공기업이 무리한 사업 추진으로 매년 손실이 누적되면서 부채가 4년 새 45%나 늘어나는 등 재무 건전성이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26일 발간한 '지방공기업 재무현황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388개 지방 공기업의 부채는 지난 2008년 말 47조8000억원에서 2011년 말 현재 69조1000억원으로 4년 새 45%(21조3000억원)나 늘어났다.

이들 공기업은 매년 최소 1000억원에서 최대 9000억원까지 영업손실을 냈으며, 이로 인해 자본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율도 67.2%에서 75.9%로 늘어났다.

특히 지방자치단체가 출자한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 부산교통공사 등 전국 7개 지하철 공사의 자본 잠식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7개 공사는 지난 2007년 이후 5년간 매년 8000억∼9200억원의 적자를 냈으며, 2011년말 기준 누적 결손이 14조6000억원, 자본잠식률도 4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정책처는 "각 지하철 공사는 지속된 영업손실로 매년 발생하는 1000억원 내외의 이자비용조차 충당치 못하고 있다며 =재무 건전성이 지속적으로 악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고 말했다.

예산정책처는 전국 16개 도시개발공사의 부채 비율이 261∼355%에 달한다는 점을 대표적으로 지적하면서 손실누적의 주요 원인으로 지방 공기업의 무리한 사업 확대를 지목했다.

예산정책처는 "전국 도시개발공사는 48개 사업지구에 16조7000억원을 투입했지만 저조한 분양률로 인해 2조5000억원을 회수하지 못했다"며 "많은 공사들이 사업을 확대했다가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투자비도 건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지방 공기업의 손실 누적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광주도시철도공사는 매년 370억원 이상의 보조금을 광주광역시에서 지원받고 있으며, 시·군 유통회사 형태로 설립된 농업회사법인들도 영업활동의 손실을 정부보조금 등으로 충당하고 있다.

예산정책처는 "지방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 없이 지방 공기업의 자생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예산정책처는 재무건전성의 개선을 위해 ▲신규 투자사업에 대한 철저한 타당성 조사 ▲지방공사채 발행한도 축소 ▲중장기 재무관리계획 수립 등을 조언했다.

국경복 예산정책처장은 "지방공기업의 부실 경영은 출자자인 지자체는 물론 중앙정부의 재정 부실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