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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부채 500조 육박… 기관장은 정책금융공사·직원은 한국거래소 '연봉 최고'

[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작년 말 현재 295개 공공기관의 총 부채가 50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평균 연봉은 기관장이 1억6000만원, 직원이 62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4.3%, 2.6%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기관장 연봉이 가장 많은 곳은 한국정책금융공사로 무려 5억원이 넘었고, 직원 연봉은 한국거래소가 1억1000만원으로 최고였다.

기획재정부는 30개 공기업과 87개 준정부기관, 기타 178개 공공기관 등 총 295개 공공기관이 경영정보공개시스템인 알리오(www.alio.go.kr)에 공시한 '2012년도 경영정보'를 분석해 28일 발표했다.

지난해 공공기관의 부채 총계는 2011년보다 34조4000억원 늘어난 493조4000억원이었다. 

에너지 관련 시설투자 확대와 서민생활안정을 위한 사업 추진, 요금인상 최소화 등으로 부채가 늘어났다.

부채 규모를 기관별로 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138조1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한국전력공사(95조1000억원), 예금보험공사(45조9000억원), 한국가스공사(32조3000억원), 한국도로공사(25조3000억원) 등의 순이다.

28개 공기업만 보면 총부채는 353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5% 늘었다.

자산은 731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5조3000억원이 증가했는데, 부채보다 자산이 많이 늘어난 것은 지난 2009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김용호 기재부 민영화 과장은 "부채 증가율이 작년부터 시행한 공공기관 부채관리대책 덕에 큰 폭으로 둔화했다"며 "부채 증가액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보다 13조2000억원 적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공기관 부채 증가율은 작년에 7.5%로 2010년(17.9%)과 2011년(15.6%)의 절반 이하였다.

공공기관의 부채비율도 문제다. 2008년 133.1%였지만 2012년에는 207.5%를 기록해 처음으로 200%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공기업(126.7%→207.6%), 준정부기관(169.3%→247.7%)은 부채비율이 급증했고 기타공공기관(70.8%→66.9%)은 소폭 감소했다.

부채 증가규모 측면에서는 한전이 12조4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LH(7조6000억원), 예보(5조4000억원), 가스공사(4조3000억원), 장학재단(1조6000억원) 순이다.

공공기관 부채 증가 원인으로는 보금자리·4대강 사업(LH·수자원공사) 등 정책 추진, 부실 저축은행 지원(예보), 저렴한 공공서비스(한전·가스공사) 등이 꼽힌다.

또 공공기관 임직원은 전년보다 7937명(3.2%) 늘어난 25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금융위기 때인 2008년 수준(25만2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해외사업 성과가 두드러졌던 원전 등 에너지분야에서 2300명, 필수인력이 보강된 국립대병원·복지서비스 분야에서 1900명을 더 뽑아 고용 확대를 주도했다.

특히 정부의 정책적인 일자리 창출 노력으로 신규채용이 10.5% 늘어난 1만5583명에 달했으며, 2010년(1만759명)보다 2년 새 채용인력이 50% 늘어났다.

이 중 고졸 신규채용자는 1930명으로 2011년 594명에 비해 3배가 넘게 증가했다.

신규채용이 가장 많은 곳은 서울대학교병원(1055명)이었으며, 한국수력원자력(697명), 한국전력공사(683명), 부산대학교병원(575명) 등 순으로 나타났다.

직원 평균보수는 신규채용의 증가와 베이비 부머의 은퇴로 2011년 6000만원에서 200만원 늘어나는데 그쳐 정부의 가이드라인(3.9%)에 못 미쳤다.

이에 반해 기관장은 정부부처 차관급 보수 인상폭(3.6%)에 경영평가성과급이 더해져 직원 평균보다 연봉 증가율이 높았다.

또 공기업(2억3200만원) 기관장이 준정부기관(1억5800만원), 기타(1억4900만원)에 비해 8000만원 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정책금융공사는 전년 대비 8.9% 오른 5억109만원으로 기관장 연봉 1위였고, 한국투자공사(4억9295만원·49.1%), 한국수출입은행(4억8339만원·-1.9%)이 2,3위를 차지했다. 코스콤 우주하 사장(4위·4억1316만원), 한국과학기술원 서남표 전 총장(5위·3조6844만원)이 뒤를 이었다.

직원연봉은 한국거래소가 4% 인상된 1억1358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고, 한국예탁결제원(1억78만원·2.9%)도 1억원을 넘었다.

이어 한국기계연구원(9909만원·-0.9%), 한국투자공사(9752만원·4.9%), 한국원자력연구원(965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유형별로는 공기업이 72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준정부기관은 6180만원, 기타 공공기관은 5980만원이었다.

작년 경영실적은 준정부기관(1조4000억원), 기타공공기관(2000억원)이 흑자를 기록했음에도 공기업의 손실이 3조4000억원에 달해 전체적으로 1조8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의 8조5000억원 적자 대비 다소 호전된 것이지만, 국민 경제 입장에서는 적자 누적을 의미한다.

예보의 손실이 3조3000억원으로 가장 컸고, 낮은 요금을 유지한 한전(3조1000억원)과 용산개발사업 무산에 따른 손실이 인식된 코레일(2조8000억원) 등도 적자 기관으로 분류됐다.

반면 LH는 수도권 토지 매출 증가로 순이익 1조2000억원을, 인천공항은 5000억원을 각각 벌어들였다.

정부는 한전과 석유공사 등은 수익성 개선이 필요하며 LH와 코레일 등 공기업은 재무구조 악화 가능성 등 리스크 요인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통해 부채 총량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한편, 발생주의 회계 관점에서 공공기관의 부채에 국가부채 902조4000억원을 합산하면 정부와 공공기관이 진 부채는 1400조원에 육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