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남양유업의 욕설파문과 배상면 주가의 대리점주 및 CU편의점주들의 자살을 계기로 우리 사회 '슈퍼갑의 횡포'가 경제민주화의 핵심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가장 심각한 슈퍼갑 횡포 영역인 통신업계 중 KT의 횡포 사례는 갑질의 종합전시장과도 같다.
대리점에 약속한 지원금 및 판매수수료 미지급(줄 돈 주지 않은 경우), 사업자를 모집할 당시의 약속과는 달리 사업 철수를 결정하며 그에 따른 손실을 사업자에 떠맡기는 무책임한 횡포, 청소 용역 업체를 일방적으로 변경해 10년 이상 청소 하청 업무를 수행한 회사를 망하게 한 경우, 납품 계약 후 제품 하자를 내걸고 인수를 거부해 유망중소기업으로 하여금 상장 폐지 되도록 만든 경우, 고객민원 업무를 하청한다며 해당 직원들을 하청업체로 퇴출시킨 후 해당 업무를 다시 KT가 회수해 해당 직원들을 위장 정리해고한 사례 등이 그것이다.
이에 재경일보는 KT가 어떠한 행태로 중소기업, 중소상인, 대리점, 노동자·직원들에게 피해를 입혔는지 네가지 사례를 들어봤다.
① "KT의 협력업체 죽이기를 고발합니다"
② "KT 믿고 투자했다가 오리알 신세"
③ KT의 노동인권 및 생존권 침해
④ "사업실패 책임 대리점에 전가"
"경영 합리화와 효율화를 명분으로 자신들이 설립했던 용역회사를 매각하고도 동종의 용역회사를 자회사로 하여금 설립케 해 일감을 몰아줌으로써 한때 종업원이 2000여명이나 되었던 우량기업을 겉으로는 상생을 외치면서 지난 3년간에 걸쳐서 교묘하고 치밀한 방법으로 공중분해시켜 서민들의 삶의 터전을 짓밟고 유린한 KT의 횡포와 만행을 고발합니다" (장일권 굿모닝에프 팀장)
굿모닝에프는 건물관리업, 경비업, 시설물유지관리업, 저수조청소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다. 2001년 10월 KT의 자회사였던 한국통신산업개발 주식회사를 인수해 사업을 개시한 이래 지난 3월까지 KT 사옥에 대한 시설물 유지관리, 미화(청소), 사옥경비 등 위탁용역업무를 수행했다.
◆ 계약과 상도의 마저 무시한 일방적 용역 물량 감축으로 '을' 죽이기
KT는 1997년 3월 경 경영합리화를 도모하고 내부자원의 효율적 관리와 개발 등 사업다각화를 추진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으로 100% 지분 출자로 한국통신산업개발을 설립하고, KT 직원 상당수를 전적전출 및 재적전출 등으로 입사시켰다.
그 후 KT는 조직운영의 효율화와 사업구조의 고도화 및 비핵심 사업의 외부위탁을 위한 민영화 계획에 따라 2001년 10월 경 공개입찰로 자회사인 한국통신산업개발에 대한 매각절차를 진행했고, 그 과정에서 2001년 6월 경 실시된 100% 지분 매각조건의 1차 입찰절차에서는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가, KT가 위 회사의 주식 19%를 보유하는 조건의 2001년 10월 경 실시된 2차 재입찰 절차에서는 낙찰됐다.
100% 지분 매각조건인 1차 입찰 당시의 한국통신산업개발의 주가는 주당 6000원 정도에 불과했지만 KT가 19% 보유 조건인 2차 재입찰 당시에는 한국통신산업개발이 KT의 출자사라는 지위와 명분을 유지하게 되어 주가가 주당 1만5000원의 가치를 상회했다.
위와 같이 한국통신산업개발이 민영화 하면서 당시 재직인력 전원에 대한 고용승계가 이루어졌고, 또한 한국통신산업개발의 민영화 이후 KT는 계약물량과 지분 19%를 활용해 매년 정기적으로 대표이사와 사외이사를 파견했다. 자사 인력운영 효율화 명분의 명퇴프로그램 일환으로 수많은 임직원을 종업원으로 고용케 했고, 굿모닝에프는 이들을 주요 보직에 임명하는 등 KT 인력운용의 효율화에 적극 협조했다. 실질적으로 굿모닝에프를 자회사나 다름없이 관리했다.
문제는 KT가 2009년 11월 경 자회사인 KT텔레캅을 통해 굿모닝에프와 동일한 업종의 경쟁회사인 케이에프앤에스를 설립하고 '갑'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반 강제적으로 굿모닝에프가 계속적으로 수행해오던 FM 용역사업 중 2010년도에는 전년도 대비 약 36%, 2011년도에는 2010년도 대비 약 34%의 물량을 빼앗아 그 물량을 자회사가 설립한 케이에프앤에스와 수의계약을 통해 일감을 몰아줬다는 것이다. 이에 굿모닝에프의 사업규모 또한 점차적으로 축소되어 유능하고 성실한 직원들마저 본인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회사를 떠나게 됐고, 2009년 이후부터 매년 되풀이 되는 사업장 변경과 축소로 잔류하는 직원들마저 고용불안에 시달려왔다.
2010년도 사옥관리업무 용역계약을 체결하면서, KT가 2010년 3월 경 마련한 SLA(Service Level Agreement·품질평가) 평가기준에 따르면 평가결과에 따른 인센티브 및 패널티 제도로서 획득점수가 85점 미만일 경우에는 차기년도 계약 체결시 위 용역계약 물량의 20% 내에서 감량할 수 있도록 약정을 했다.
굿모닝에프는 2011년도 계약 체결 시 물량 조정을 당하지 않기 위해 성실히 용역업무를 수행해 2010년도에 총 세차례에 걸쳐 진행된 위 SLA평가에서 1차 평균 89.81점, 2차 평균 88.32점, 3차 평균 98.61점을 획득해 2010년도 전체 평균 92.25점을 획득했다. 하지만 KT는 자회사인 KT텔레캅과 용역위탁계약을 체결한 후 KT텔레캅으로 하여금 굿모닝에프와 2011년도 사옥관리위탁용역계약을 다시 체결토록 하면서 위 2010년도 사옥관리업무 용역계약 SLA 평가기준에서 정한바와 달리 일방적으로 2010년도 대비 약 34%의 물량(약 110억원)을 감축해 계약을 체결할 것을 요구했다. 굿모닝에프는 KT(KT텔레캅)와의 계약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터라 KT(KT텔레캅)의 요구에 어쩔 수 없이 응해 2011년도 사옥관리 용역위탁계약을 체결할 수 밖에 없었다.
더욱이 KT는 퇴직한 임원을 2010년 2월8일자로 굿모닝에프의 등기이사 및 총괄부사장으로 파견시켜 2010년 8월12일부터 2011년 3월25일까지 재직케 하면서 굿모닝에프의 경영실태와 영업기밀 등을 소상히 파악한 후, 2011년 3월 경 굿모닝에프에 근무 중이던 그 임원을 KT텔레캅이 설립한 자회사로 굿모닝에프와는 경쟁사인 케이에프앤에스의 대표이사로 발령냈다. 이를 통해 그동안 지득한 영업 노하우 등을 이용해 케이에프앤에스의 영업을 활성화 하는 반면, 굿모닝에프를 고사시키는데 일조를 하게 했다.
또한 2011년초 경에는 굿모닝에프 회사가치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닌, KT가 애초 입찰 당시 구두 합의로 보유하기로 했던 주식 19%를 상도의를 무시한 채 케이에프앤에스에 매각함으로써 굿모닝에프의 경쟁력과 가치를 무용지물로 추락시키는 행위를 자행했다.
◆ 자사 경비절감등을 이유로 부당한 수수료 공제
2011년도 계약시 KT텔레캅은 굿모닝에프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KT와의 용역위탁금액 중 1%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공제한 금액으로 용역계약을 체결하자고 요구했다.
굿모닝에프는 이를 거절하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1억3631만320원을 수수료로 공제한 금액을 용역대금으로 해 FM 용역위탁계약을 체결했다. 2012년도에도 자사의 경영상 어려움을 들어 KT와의 용역위탁금액 중 4%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공제한 금액으로 용역계약을 체결할 것을 요구해 어쩔 수 없이 5억5958만6500원을 수수료로 공제한 금액을 용역대금으로 해 KT텔레캅과 FM 용역위탁계약을 체결했다.
더 나아가 KT텔레캅은 위와 같이 2012년도 FM 용역위탁계약을 체결하고도 계약이 만료될 무렵에 이르러 자사의 어려움을 하도급사인 굿모닝에프에 전가해 KT 경비절감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추가 1%의 용역대금 감액을 요구해 '을'의 신분으로 항변한번 제대로 못하고 어쩔 수 없이 1억6974만2639원을 감액한 변경계약을 체결하는 전형적인 '갑의 횡포'를 저질렀다.
◆ 재하도급 강요
뿐만 아니라 KT텔레캅은 2012년 저희 회사와 계약을 체결할 때 그 조건으로 계약금액의 약 19%에 해당하는 25억111만9368원의 물량에 대해 (주)세화에프에스에 재하도급 줄 것을 요구했다.
굿모닝에프는 KT텔레캅으로부터 KT사옥 관리, 경비 용역을 위탁받기 위해서는 KT텔레캅의 위와 같은 요구를 거절할 수 없었으므로 부득이 하게 1%의 수수료만을 제하고 세화에프에스와 용역위탁 계약을 체결할 수 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결과적으로 이 회사는 같은 금액 상당의 막대한 영업 손실을 입었다.
◆ 자회사인 KT에스테이트를 통한 회사 죽이기
이에 그치지 않고 KT는 2012년 말경에 이르러서 자회사인 (주)KT에스테이트와 용역위탁계약을 체결한 후 KT에스테이트로 하여금 지난 1~2월에는 굿모닝에프와 수의계약으로 사옥관리 용역 등 위탁에 관한 협약을 체결토록 했다가, 3월 경 부터는 저희 회사를 FM 용역위탁업무에서 탈락시키기 위해 품질향상이라는 명목으로 수의계약 방식을 제안서 제출 평가에 따른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입찰방식으로 변경토록 했다.
이어 삼성에버랜드 등 대기업 3개사 및 기존 용역사들을 대거 참여시킴으로써 비용 등의 면에서 대기업과 경쟁상대가 될 수 없는 굿모닝에프만을 궁극적으로 용역사 선정에서 탈락시켰다.
더욱이 KT에스테이트는 입찰가 제출 마감시한 이후로 14일이나 경과한 후에야 투찰가격을 공개하는 등 입찰절차에서도 상식에 맞지 않게 입찰과정을 진행함으로써 의혹을 증폭시키는 불공정 행위를 자행했다.
FM 용역위탁업은 중소기업에 적합한 업종임에도 불구하고 인적·물적 자원 및 비용 등의 모든 면에서 경쟁의 상대가 될 수 없는 대기업을 입찰에 참여시킨 것은 굿모닝에프가 낙찰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 또한 선정업체 중 대기업인 삼성에버랜드는 용역업무 전부를 10%의 수수료를 공제하고 타사에 재하도급했고, 기존 FM 용역회사 또한 용역업무 중 일부를 타사에 재하도급 하고 있어 품질향상 명목 하에 제한경쟁 입찰방식으로 전환한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장일권 팀장은 "굿모닝에프는 거의 공중분해 되어 불가피하게 구조조정을 실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게 되었으며, 미화원 및 시설관리에 종사하는 종업원들은 그간 잦은 고용주 변경으로 수당, 휴가 등 불이익을 당했다"며 "상당수 직원은 KT의 사원으로 시작해 굿모닝에프에 입사한 이래 현재까지 10년 이상 몸담았던 삶의 터전인 직장을 잃고 가정과 삶이 황폐해질 위기에 처해 있다"고 했다.
KT가 KT에스테이트를 내세워 제한경쟁 입찰방식으로 KT 사옥관리 용역위탁계약에 있어서 선정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실질적으로 굿모닝에프를 사옥관리 용역위탁 시장에서 축출한 것이다. 겉으로는 동반상생 운운하면서도 내부적으로 갖은 수단을 동원해 영세협력기업들의 사업권을 유린하는 대기업의 대표적인 행태로, 반드시 시정되어야 할 횡포다.
장 팀장은 "조속한 배상과 원상회복이 이루어져 다시는 이러한 대기업의 횡포와 잘못된 관행이 재발되지 않도록 사회적 관심을 가져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