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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GMO(유전자변형농산물) 표시 안하는 대상·사조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대상, 사조그룹에서 생산하는 모든 제품에 GMO 표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체는 전체 식용 GMO 대두(콩)와 옥수수의 60% 이상을 수입하는 '친GMO' 기업이다.

최근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는 각 업체 홈페이지에 등록된 대상 337개 제품, 사조그룹 209개 제품을 대상으로 실태를 조사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일부 제품에 대해서는 직접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업체 홈페이지에는 제품별로 원료나 함량을 자세히 표기하고 있었다. 수입한 GMO와 관련 있는 '콩', '대두', '옥수수'로 원재료를 표기한 제품은 대상 38개, 사조그룹 99개 제품이었다.

하지만 이들 제품에는 GMO 표시가 전혀 없는 것은 물론, 상당수는 아예 원산지조차 표시되지 않았다.

식약처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0년~2012년) 사조해표는 GMO 대두 92만9605톤을 수입했고, 대상은 GMO 옥수수 136만476톤을 수입했다.

이처럼 많은 양의 식용 GMO 대두와 옥수수가 수입되어 사용되고 있지만, 정작 어떠한 제품에도 GMO 관련 표시가 되어있지 않은 것은 현행 GMO 표시제도의 문제 때문이다.

현행 '유전자재조합식품 등의 표시기준'에서 GMO 표시는 ▲원재료 5순위 내 포함 제품 ▲DNA 또는 외래 단백질이 남아있는 제품에만 한정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식용유를 비롯한 많은 제품이 표시대상에서 제외되어 GMO 표시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하게 된 것이다.

결국 대상·사조그룹이 생산하는 제품의 원재료가 GMO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제품에는 GMO 표시가 안되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이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제품은 불량식품에 불과하다.

또한 GMO 원재료 사용에도 불구하고 GMO 표시가 되지 않다보니, 여러 유통단계를 거쳐 소비자는 수입된 식용 GMO가 어디로 흘러들어가 사용됐고 또 어떠한 형태로 우리 식탁에 올랐는지를 전혀 확인할 수가 없다.

소비자의 알권리를 침해하고 식탁의 안전과 안심을 위협하는 현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GMO 용어 통일과 완전표시제의 도입을 위한 국회·정부의 결단이 필요하다. 또한 미국 오리건주의 미승인 GMO 밀 사태로 드러난 GMO 수입·유통체계의 점검과 개선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