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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재즈 보컬 잉거 마리, MBC ‘여왕의 교실’ OST 참여!

[재경일보 민보경 기자] 참된 전인교육과 창조적인 인재양성은 뒷전으로 밀린 채 해마다 바뀌는 입시제도와 어른들 간의 이념투쟁 장이 되어버린 대한민국 교육의 현실에 돌직구를 던지는 드라마 “여왕의 교실”. 왕따, 촌지, 치맛바람, 부정입학 등 하루다 멀다 하고 신문지상의 사회면을 장식하는 문제이건만 막상 드라마 화면으로 보기에는 불편한 진실일 수 밖에 없다.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부끄러운 막장 현실에서 아이들 스스로가 우정과 사랑으로 대견스럽게 극복해나가는 이야기를 그린 명품 교육 드라마 “여왕의 교실”은 학원물 소재, 아역의 주인공이라는 핸디캡을 딛고 회가 거듭할수록 무서운 시청률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아역 배우들의 폭풍 연기력과 긍정과 화합의 메시지에 감동받는 어른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반증인 것이다.

이렇게 아이들이 성장통을 극복해나가는 감동의 장면을 더 큰 울림으로 만들어내는 데 “여왕의 교실”만의 특별한 음악이 있다. 성인 가요 일색의 한국 드라마에 이국적인 애잔한 목소리로 감동을 주는 주인공은 이름도 생경한 ‘잉거 마리’(Inger Marie)라는 노르웨이 가수이다.

머나 먼 미지의 나라 노르웨이가 한국 사람들의 마음 속에 동경으로 자리잡는 데는 세가지 사연이 있다. 존 레논(John Lennon)이 만들어 히트한 비틀즈(The Beatles)의 명곡 ‘Norwegian Wood’,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상실의 시대’,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목소리로 알려지면서 최근 한국에서도 성황리에 내한공연을 마친 재즈 보컬 ‘잉거 마리’(Inger Marie)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잉거 마리는 20여 년간 노르웨이 남부의 해안의 소박하고 아름다운 곳, 아렌달(Arendal)을 중심으로 음악 활동을 해온 보컬리스트이다. 긴 무명생활을 거쳐 40대 후반인 2004년에야 데뷔앨범을 발표했는데, 캐롤 킹의 'Will You Still Love Me'의 리메이크 곡이 북유럽과 일본의 차트를 석권하며, 로라 피지를 이어갈 유럽 재즈신의 새로운 스타로 주목 받기 시작했다. 아바(ABBA)를 비롯해서 유독 북유럽의 음악정서와 맞닿아있는 한국 팬들에게도 커다란 사랑을 받은 그녀는 양희은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를 영어로 개사하여 리메이크 한 'Even When'이란 곡이 크게 히트한 바 있다.

잉거 마리가 ‘여왕의 교실’의 주제곡을 부른 데는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다. 지난 5월 우연히 잉거 마리의 내한 공연장을 찾은 ‘여왕의 교실’ 드라마의 지평권 음악감독은 공연 내내 그녀의 처연한 음색에 매료되어 공연 직후 대기실을 찾아 즉석에서 드라마의 주제곡을 의뢰하였고, 잉거 마리가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이후 ‘푸딩’과 ‘Alice In Neverland’의 실력파 재즈 기타리스트 염승재가 작편곡을, 가수 J가 영어작사에 참여한 명품 주제곡 ‘l will be yours’는 단순한 연인들의 사랑을 넘어서 더 넗은 의미의 영원한 사랑을 노래하는 곡으로 그 무엇으로도 끊을 수 없는 사랑의 관계를 영원히 지속하고픈 갈망의 발라드 곡으로 탄생하게 되었다.

드라마 연출자 이동윤 감독은 “그녀의 목소리는 따뜻한 감성과 차가운 고독이 동시에 공존하는 신비로움이 있다. 팝송을 드라마 주제곡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지만, 아이들의 성장통을 아름다우면서도 애잔하게 승화시키는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물이었다”라며 극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