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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타이젠 스마트폰 '삼성Z' 출시…자체 OS 생태계 구축이 목표

지난 2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개발자회의에서 타이젠 OS를 장착한 삼성Z가 공개됐다. 삼성Z는 세계 최초로 타이젠이 장착된 스마트폰으로 출시는 올해 3분기 안에 러시아를 시작으로 점차 다른 나라들로 확장할 계획이다.

◆ 세계 1위 스마트 제조업체 삼성과 타이젠
타이젠은 삼성과 인텔이 주도하는 새로운 운영체제로 리눅스 기반의 개방형 플랫폼이다. 이는 그 동안 애플의 iOS나 구글의 안드로이드로 양분되었던 스마트폰 OS 시장에 처음 진입하게 되는 셈으로, 이전에 웨어러블 형태의 삼성 스마트워치에 타이젠을 탑재하여 시장에 출시한적은 있었으나 스마트폰에는 처음이다.

삼성은 그 동안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스마트폰들을 전세계적으로 출시해왔고 그 점유율도 65%에 육박한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큰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삼성이 몇 년 전 단독으로 추진했었던 바다OS를 비롯하여 현재의 타이젠까지 소프트웨어 산업에 지속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는 데는 단순한 기술개발 그 이상의 계산이 깔려있음을 알 수 있다.

◆ 타이젠과 모바일 신흥국 공략
모바일 신흥국의 시장선점은 타이젠의 출발선으로 볼 수 있다. 올해 3분기에 러시아를 출발로 인도 등 삼성은 타이젠 장착의 스마트폰을 신흥시장에서 출시할 계획이다. 러시아는 앞서 바다OS를 장착했던 삼성 웨이브 폰의 판매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공적이었다는 이점이 있고 삼성의 브랜드 가치 또한 높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선진국에서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다. 그리고 시장점유율의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는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소비자들의 브랜드 충성심이 강한 애플의 iOS가 이미 선점하고 있는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삼성이 인지도가 없고 아직 검증되지 않은 자체OS를 내세워 진입하기에는 사실상 어렵다.

삼성은 타이젠이 장착된 신제품 삼성Z의 사양을 한 단계 낮추는 대신 심박이나 지문인식 센서를 탑재해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이는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정면으로 부딪히기 보다는 아직 잠재력이 있는 신흥시장에서 다른 전략으로 브랜드 파워 및 이윤을 창출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 타이젠을 통한 자체 OS 생태계 구축
그러나 결국 삼성의 궁극적인 목표는 삼성 자체OS로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데 그 의미가 있다고 본다. 삼성은 하드웨어 부분에서 뛰어난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지만 제품의 소프트웨어는 구글의 안드로이드에 많이 의존되어 있다. 이는 삼성의 매출에서 나가는 비용부분과도 무관하지 않다. 삼성의 자체OS로 운영되는 하드웨어가 많아질수록 삼성은 구글로부터 독자적으로 나아갈 수 있을뿐만 아니라, 더 크게는 타이젠을 주축으로 하는 생태계를 만들 수 있게 된다.

삼성은 이미 스마트워치인 삼성 기어2와 기어2네오에 타이젠을 탑재했다. 그리고 카메라에 이어 TV와 세탁기 등 가전기기로의 확장을 계획하고 있어 이는 iOS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애플의 생태계 구축 전략과도 비슷해 차기 두 기업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기도 한다.

◆ 타이젠만의 독창성과 콘텐츠는 풀어야 할 과제
삼성이 타이젠을 이용해 자사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결국 타이젠의 성공여부와 직결된다. 3분기에 출시될 삼성Z의 유저 인터페이스는 대체적으로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좀 더 차별화된 점은 편리한 멀티태스킹과 빠른 웹서핑이 돋보이며 전력소모도 크지 않다는 점이다.

그러나 다양한 콘텐츠를 담아내는 것에는 경쟁사보다 뒤떨어진다. 현재 러시아 출시를 앞두고 나온 시연폰에는 수백 개 정도의 앱들만이 타이젠 스토어에 들어가 있다. 이는 경쟁사들이 약 백만 개 이상의 앱들을 보유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구글은 이미 안드로이드 앱 개발자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이제 초기단계에 불과한 삼성이 이런 진입장벽을 깨기란 쉽지 않다. 우회적인 방법으로 현재 인기 있는 유료앱들을 삼성 타이젠폰에 무료 혹은 디폴트앱 방식으로 운영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 앱개발자들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은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