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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부동산 활황 일 수도권 수십억 고급맨션 '오쿠션' 비중 수직상승

일본

도쿄(東京)를 중심으로 한 일본 수도권의 부동산 시장이 활황이다. 일본 부동산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작년 11월 현재 일본 수도권의 맨션 평균가격은 5천551만 엔(약 5억2천394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 상승했다. 80년대 후반 거품경제기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특히 이른바 '오쿠션'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오쿠션은 분양가가 1억 엔(약 9억4천만 원)을 넘는 맨션을 가리키는 말이다. 맨션을 '만(萬)션'으로 읽는 데서 착안, 이보다 비싼 억(億)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2005년 수도권 전체 맨션의 1%에도 미치지 못했던 오쿠션의 비중이 현재는 5%로 높아졌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9일 전했다.

대체 어떤 사람들이 일반 서민들은 엄두도 못 낼 오쿠션을 구입하는걸까. 아시아계의 부호들이 사들인다는 설도 있지만, 구체적인 자료는 없다.

마쓰다 다다시 부동산경제연구소 주임연구원은 "저출산 시대라고 해도 편리성이 뛰어난 도쿄 도심부 고급 물건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면서 "2017년에는 가격이 떨어질 거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수도권의 맨션 가격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도쿄 도심부와 요코하마(橫浜)시 중심가에 오쿠션 공급이 늘고 있지만, 주가 상승 등으로 재미를 본 부유층을 중심으로 앞으로도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했다. 80년대 거품경제기와 비교하면 투기적인 부동산 투자보다는 실수요에 가까운 수요가 많다고 한다.

연령대는 의외로 높지 않았다. 40대까지가 37%, 50대까지가 22%, 60대까지가 19%였다. 업계관계자에 따르면 최고급 오쿠션 구입자는 대부분 벤처로 성공한 IT(정보기술) 분야의 오너경영자나 중역들이다.

아시아계 부호들의 투자에 대해 노무라 부동산 관계자는 "꾸준히 늘고 있을 것으로 보지만 우리 회사 물건 분양에서는 별로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른 대형 부동산 회사 관계자도 "한때 중국계 부호들의 맨션 '폭풍구매'가 화제가 된 적이 있지만 실제로는 그리 많지 않다"고 지적하고 '물건에 따라 다르지만, 전체의 5~10%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지방의 부자들도 수도권 오쿠션 구입에 합류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로 지방의 인구과소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데다 수준 높은 의료를 제공할 대형 병원도 없고 지자체의 서비스도 저하돼 부동산 가치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서다. 전에는 오래 살아온 고향에서 평생 살겠다는 사람이 많았지만, 지금은 "도쿄 도심의 물건을 사두려는 부자들이 늘고 있다"고 유력 부동산회사 관계자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