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양대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본격적인 무역 전쟁이 현실화되면서 한국경제에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00억 달러에 이르는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 상무부가 30억 달러 규모 미국산 철강, 돈육 등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대응하면서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은 우려가 아닌 현실이 됐다.
이미 금융시장은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오전 10시 10분 현재 코스피는 2% 넘게 떨어지고 있고, 코스닥지수도 1.7% 이상 하락했으며,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같은 시각 달러당 1,080.10원으로 전 거래일 종가보다 7.2원 뛰었다.
앞서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93% 하락했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각각 2.52%, 2.43% 떨어졌다.
윤여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부연구위원은 "중국이 본격적으로 보복조치를 단행하면 미중간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점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은 소규모 개방경제로 미국과 중국 의존도가 특히 높기 때문에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앞서 KIEP는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해 중국의 대미수출과 산업생산이 감소하면 한국의 대중국 중간재 수출에 타격이 올 것이라고 봤다.
그중에서도 중국의 주요 대미 수출품인 휴대전화, 텔레비전에 중간재로 포함된 반도체 등 대중국 수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중 무역전쟁이 가속화하면 우리나라가 중국이나 미국에 수출하는 것도 위축될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대외의존도가 높으니까 수출이 줄면 성장률이 둔화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