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 지침이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된 후, 정세균 국무총리가 첫 겅제행보를 내디뎌 주목된다.
정 총리는 12일 서울 세종로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열린 국내 첫 '민간 샌드박스 지원센터' 출범식에 참석했다.
샌드박스는 혁신제품과 서비스의 시장 출시를 불합리하게 가로막는 규제를 유예‧면제하는 제도다. 영국, 미국, 일본은 정부,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샌드박스가 운영되고 있지만 민간에 새로운 채널을 통해 제도혁신을 꾀하기는 한국이 처음이다.
대한상의 샌드박스 지원센터는 지난 1월 발표된 '규제 샌드박스 발전방안'에 따라 설치됐다. 산업융합촉진법‧정보통신융합촉진법 시행령 개정을 거쳐 이날부터 정식 시행됐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속도가 생명인 신산업 분야에서 혁신의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한 제도가 바로 샌드박스다"며 "기업의 혁신이 모이면 국가의 혁신이 이루어진다"고 밝혔다.
또 그는 "포스트 코로나의 핵심과제로 규제혁신을 최우선적으로 강조하겠다"며 "비대면 산업과 디지털 인프라를 핵심으로 하는 한국판 뉴딜 프로젝트도 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규제이슈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기업인들 "더 많은 기업 새로운 일 벌이도록"
출범식에 이어 정 총리 주재로 현장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샌드박스 관련 기업 9개사가 참석했다.
기업인들은 상의 샌드박스 지원센터 설치로 기업 편의성과 접근성이 높아지길 기대하며, 더 많은 기업이 새로운 일을 벌일 수 있게 법과 제도를 혁신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은 "더 많은 혁신제품과 서비스가 쏟아져 디지털경제로의 전환이 앞당겨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서울상의 부회장)은 "민간 샌드박스 지원센터 설치로 기업들의 편의성‧접근성이 높아져 보다 많은 기업이 혜택을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해 샌드박스 승인을 받은 김기웅 위쿡 대표는 "공유주방 허가로 전통산업인 식음료 산업에 혁신의 물꼬가 터졌다"며 "샌드박스 특례 후 연매출은 두 배 뛰고, 푸드메이커 창업비용은 1억원에서 400만원으로 대폭 줄었다”고 말했다. 가사도우미 직접고용 허가를 받은 한정훈 홈스토리생활 대표는 "정규직 가사도우미를 계속 만들어가고 있다"며 "플랫폼 노동자의 임금‧고용‧안정 해결의 교두보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변창환 콰라소프트 대표는 "샌드박스를 통해 새로운 일이 많이 벌어져야 한다"며 "스타트업들이 많이 늘어나면, 사회를 떠받치는 법과 제도가 속도감 있게 바뀌어 다시금 혁신이 촉발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민간 샌드박스를 샌드박스에 넣어보는 느낌'이라고 표현한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지원센터가 가진 유일한 장점이자 차별점은 기업을 잘 이해하는 것이다"며 "기업을 이해하는 입장에서, 정부와 소통의 간극을 좁혀 혁신제품과 서비스의 시장 출시를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