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가 국산 코로나 치료제 첫 허가를 받은 가운데, 주가는 제자리에 머물렀다.
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렉키로나주에 대해 임상 3상 시험 결과 제출을 조건으로 품목허가를 하기로 했다.
이로써 렉키로나주는 국내 개발 의약품으로는 최초로 허가받은 코로나19 치료제가 됐다. 전 세계에서는 세 번째로 규제당국의 검증을 받은 코로나19 항체치료제다.
다만 투여 대상은 고위험군 경증이나 중등증 환자에 한정된다. 여기서 '고위험군'이란 60세 이상이거나 심혈관계 질환, 만성호흡기계 질환, 당뇨병, 고혈압 중 하나 이상을 가진 집단을 말한다.
◆ '셀트리온 3형제' 주가는 제자리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셀트리온 주가는 전일과 동일한 34만1500원을 기록했다.
또한 코스닥시장에서 셀트리온제약 주가는 전일대비 1500원(0.84%) 오른 18만500원을,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는 전일대비 1200원(0.80%) 내린 14만8500원을 기록했다.
이날 거래소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경우 기관은 219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142억원을, 외국인은 126억원을 순매수했다.
셀트리온제약의 거래실적을 보면, 기관과 개인이 각각 11억원과 12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은 23억원을 순매도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경우는 기관과 외국인이 90억원, 42억원을 순매도한 가운데 개인은 133억원을 순매수했다.
◆ 기대와 우려 엇갈린 상황이 주가에도 반영된 듯
조건부 허가를 받은 렉키로나주에 대해, 앞서 심사 과정에서 경증 환자에 대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치료 효과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또한 현재 공개된 임상시험 데이터가 충분치 않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앞서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렉키로나주의 임상 2상 시험 결과를 발표하며 "급격하게 증가하는 중증 환자로 인해 고갈되는 병상, 인력 등 의료자원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공개된 임상 결과를 보면 렉키로나주는 입원이 필요한 중증 환자 발생률을 54% 줄였고, 회복기간 역시 3일 이상 단축하는 효과를 냈다. 코로나19 증상이 사라지는 임상적 회복을 보이기까지의 시간은 렉키로나주 투여군에서 5.4일, 위약군 투여군에서는 8.8일이었다.
반면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임상시험 프로토콜이나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판단하기 어렵다"며 "데이터가 공개되지 않아 전체를 알 수가 없다"고 일축했다.
또한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기대는 한다"면서도 "임상 디자인이 조금 잘못된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천 교수는 "리제네론이나 릴리의 항체치료제는 경증 코로나19 환자의 중증 이행을 막는 데 쓰이는데, 우리나라는 중등도 환자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며 "임상 3상에서 입원 전 외래 환자를 대상으로 시험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의 임상은 경증 및 중등증 환자에 이뤄졌는데, 폐렴을 동반한 중등증 환자가 전체 임상시험 모집단의 60%를 차지한다.
◆ 항체치료제 자체에 대한 회의도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 운영센터장은 한국과학기자협회의 '코로나 백신 치료제 개발과 바이러스 변이 현황' 토론회에서 항체치료제가 중증 또는 변이 바이러스 환자에게는 독(毒)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방 센터장은 "기존 바이러스에 대응했던 중화항체가 제역할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변이 바이러스와 애매하게 결합해 세포 침투와 증식을 도울 수 있다"며 "항체는 바이러스 증식을 막기도 하지만 다양한 면역반응을 일으키므로 항체가 원하지 않는 면역반응을 만들면 중증 환자에게는 더 해로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식약처는 임상 3상 시험 자료 제출을 전제로 하는 렉키로나주의 품목허가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신 임상 3상 시험이 충실하게 진행되도록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김강립 식약처장은 "렉키로나주가 의료현장에 사용되면 앞으로 국내에서 사용될 백신과 함께 코로나19 극복과 일상으로의 복귀를 위한 의미 있는 역할을 할 것이다"며 "임상 3상에서 분명한 효과가 확인된다면 중환자 병상 확보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