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 주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테슬라는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5.84% 하락한 563.00달러(한화 약 64만원)로 장을 마쳤다.
테슬라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5일 600달러(약 68만원) 아래로 내려온 데 이어 금주 첫 거래일에도 매도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지난 1월 26일 883.09달러(약 100만원)로 주가가 최고점을 찍었을 때와 비교하면 36% 급락했다.
로이터 통신은 투자자들이 최근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로 테슬라 등 고평가 종목을 팔아치우고 있다면서 1월 고점 대비 테슬라 시가총액은 3000억달러(약 341조원) 가까이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미국 성장주의 신화로 꼽히는 종목이다. 성장주는 현재 실적보다 미래의 실적이 주목받는 종목으로, 미래의 실적이 할인을 거쳐 현재 기업 가치로 환산돼 주가에 반영된다.
따라서 금리가 낮을수록 할인율이 낮아져 성장성은 더 크게 평가받게 되는데, 최근 금리의 상승은 성장주의 평가 가치(밸류에이션)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민간 금융 및 투자자문사 모틀리 풀(The Motley Fool)은 "테슬라 주식은 지난 12개월 동안 약 300%, 2020년 초 이후 570% 상승했다. 성장주가 하락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며 "성장주는 일반적으로 전체 시장보다 변동성이 높아 더 많은 계획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테슬라 주가 추락의 원인으로 그동안의 주가 급등에 따른 부담,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EV) 시장 진출에 따른 경쟁 본격화 등을 꼽는다.
블룸버그 통신은 GM, 포드, 폭스바겐 등 전통적인 업계 거물들이 최근 몇 달 동안 EV 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들겠다고 발표했고, 미 국채 금리 상승에 따른 기업 차입비용 증가가 테슬라와 같은 고평가 기업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고 분석했다.
CNBC 방송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물가 상승 경고에 따른 공포가 고평가된 테슬라 주식 매도를 부채질했다고 전했다.
방송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물가 상승 압력이 있다고 경고했고, 시장은 이제 금리가 오를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미래의 성장 가치로 평가받는 기술주가 광범위한 조정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요 투자자들도 테슬라 보유 비중을 줄이며 현금화에 나섰다.
미국 억만장자 론 배런이 설립한 자산운용사 배런 캐피털은 최근 포트폴리오에서 테슬라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커져 주식을 매각했다고 공개했다.
배런 캐피털은 작년 8월 이후 테슬라 주식 180만주를 팔았다.
스티브 웨슬리 전 테슬라 이사는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에서 영원히 골목대장 역할을 할 수 없다"며 "전기차 시장 경쟁이 과열돼 테슬라에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3개월간 모건스탠리 등 8개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테슬라에 대해 제시한 12개월 목표주가의 평균은 622.88달러(약 71만원)이며, 최저 67달러(약 7만원)에서 최고 1200달러(약 136만원)까지 차이가 큰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