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2억명을 넘어서고, 국내에서는 지난 18일 처음으로 하루 2000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확진자 수 증가는 델타(인도)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앞서 WHO(세계보건기구)는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한주동안 한국이 속한 서태평양 지역에서 신규 확진자 및 사망자가 급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글로벌 시각 확장을 지향하고 있는 재경일보는 세계 각국의 현지 언론들을 통해 코로나19 발생현황을 살펴보면서 방역 현황 및 향후 대응 방안 등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 일본 코로나 확진자, 한달새 10배 폭증
24일 NHK의 일본 코로나19 확진자 현황에 따르면, 전날 하루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는 1만6841명입니다. 일본의 누적 확진자 수는 132만2945명입니다.
또한 후생 노동성에 따르면, 이날 신규 사망자는 32명이 발생해 누적 사망자는 1만5683명입니다.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 별로는 오사카 8명, 도쿄 5명, 지바현 4명, 야마구치 현 3명, 효고현 2명, 가나가와 현 2명, 홋카이도 1명, 사이타마 현 1명, 나라 현 1명, 미야기 현 1명, 기후현 1명, 아이 치현 1명, 토치 기현 1명, 오키나와 1명입니다.
인공호흡기나 인공심폐장치(에크모·ECMO), 고유량(high flow) 산소요법 등이 필요한 위중증 환자는 1898명, 증상이 개선돼 퇴원한 자는 총 106만6968명입니다.
일본의 도도부현 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수 상위 10개 지역을 보면, 동일본(동부 지역) 에서는 수도 도쿄도 31만4709명(+2447), 가나가와 현 13만223명(+2579), 사이타마 현 8만9719명(+1332), 치바현 7만6233명(+1504), 아이 치현 6만9408명(+1059), 홋카이도 5만3540명(+420) 등입니다. 서일본(서부 지역)에서는 최대 도시인 오사카 14만8927명(+1558), 효고현 5만7797명(+538), 후쿠오카 현 5만7888명(+896), 오키나와 지방 3만7748명(+280) 등입니다.
일본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이달 들어 폭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2000명대 규모를 유지하는 듯 했지만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확진자가 늘기 시작했고, 올림픽 이후 지난 7일에는 하루 역대 최다인 1만5590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면서 누적으로는 10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또한 이후에도 연일 최다 기록을 경신해 지난 20일에는 2만5871명을 기록하는 등 '제 5파'(5차 대유행)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에 현재 패럴림픽 경기가 무관중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수도 도쿄도를 포함한 일부 지역의 긴급사태 선언도 연장된 상태입니다.
◆ 수도 도쿄, 확진자 폭증에 병상 부족 심각
도쿄도에서는 최근 4일 연속으로 하루 5000명이 넘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와, 전문가들은 확산세가 재난수준에 도달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같은 코로나 확진자 폭증으로 병상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재팬 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일 자택이나 지정시설에 격리돼 있다가 상태가 악화돼 구급차를 찾은 1668명 중 959명은 입원하지 못했습니다.
24일 도쿄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구급차로 긴급 이송된 코로나19 확진자 중 약 30%인 250명이 병원에 도착하는데 3시간 이상 소요됐습니다.
이와 관련, 아사히 신문은 5시간 이상 걸린 경우가 65명이며 구급차로 코로나19 확진자를 긴급 이송하는 건수는 2주전 대비 3배 가까이 급증한 가운데, 입원할 수 있는 병원이 좀처럼 정해지지 않는 실정이 부각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송 후 입원 시간은 1~3시간 이내가 478명으로 가장 많았고, 3~5시간 이내 147명, 5시간 이상 소요된 경우도 103명에 이릅니다.
NHK는 도쿄도 내 입원 환자수가 처음으로 4000명대를 넘으며 최다치를 경신했으며, 자택에서 입원 대기 중이던 70대 여성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 정부, 병원에 병상 확보 압력
이날 요미우리 신문은 일본 후생노동성과 도쿄도가 도내 약 1만4000개 병원에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병상을 확보하고 최대한 많은 환자를 수용할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정부는 이미 코로나19 환자를 수용하고 있는 약 400개의 병원 및 코로나19 환자를 받지 않는 병원 250여 곳과 의원 1만3500여 곳에 병상을 추가로 확보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와 함께 대학을 포함한 의사·간호사 교육기관 100여 곳 등 기타 의료기관에는 의료진을 산소치료시설이나 코로나19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지정호텔에 파견해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번 요청은 정부가 감염병 법을 개정한 이후 처음입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월 관련 법을 개정해 정당한 사유 없이 병상 확보 요청에 응하지 않는 병원명을 공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다만 이 조치의 실효성은 의문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각 의료기관이 간호사 부족 등을 이유로 제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미우리 신문은 오사카부의 경우 지난 13일 80개 의료기관에 총 490병상 확보를 요청했지만 20일까지 요청에 응한 의료기관은 없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편, 전날 기준 도쿄 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코로나19 환자는 4034명입니다. 도쿄도는 최대 6404개의 병상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22일 기준으로 확보된 실제 병상은 5967개이며 점유율은 66%에 달합니다. 이러한 가운데 도쿄도는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병상을 약 7000개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또한 도쿄도는 의료센터의 업무량을 줄이기 위해 바이러스 접촉 추적 프로그램을 축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 비상사태 지역은 AZ 백신도 접종
지금까지 일본은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만 접종해 전체 인구의 40%가 접종을 완료한 상태입니다. 65세 이상 인구의 80% 이상이 예방접종을 마친 가운데, 현재 직장인 등 경제활동 인구의 백신 접종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재팬 타임스는 정부가 예방접종을 강화하기 위해 비상사태 선언 지역인 사이타마현, 치바현, 도쿄도, 가나가와현, 오사카현, 오키나와현 등 6개 현에 총 5만2800회분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제공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오사카에서는 전날부터 40세 이상에 처음으로 AZ 백신 접종을 시작했습니다. 이 백신은 지난 5월 승인됐지만 혈전증 우려로 그간 사용이 보류됐습니다.
또 일본 정부는 델타(인도발)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됨에 따라 3차 접종인 '부스터 샷'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많은 인구가 코로나19 예방 접종을 받지 못한 상황이라 3차 접종에 대해서는 윤리적, 정치적 논쟁이 있지만 변이 확산을 신속하게 차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