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미일 3국의 확장억제 공조 강화에 반발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18일 오전 10시15분쯤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장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군은 북한의 미사일의 궤적을 추적하면서 비행거리, 고도, 속도 등 제원을 분석하고 있다. 군은 현재까지 분석으로 미사일 종류를 ICBM으로 추정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북한 미사일이 일본 배타적경제수역에 낙하한 것으로 추정했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다. 일본 언론은 이 미사일이 최고고도 6천㎞, 비행거리 1천㎞로 비행한 한 후 11시 20분께 홋카이도 오시마오오시마 서쪽에 낙하했다고 보도했다.
ICBM 추정 미사일이 50분 이상 비행했고 낙하까지 탐지된 점으로 볼 때 고각 발사 후 정상 비행하고 재진입에 성공했을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북한의 ICBM 발사는 지난 3일 오전 평양 순안 일대에서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 후 15일 만이다.
당시 ICBM은 최고 고도 약 1천920㎞, 비행거리 760㎞, 최고 속도 약 마하 15(음속 15배)로 탐지됐다. 2단 분리까지는 성공했으나 이후 정상 비행을 하지 못해 동해상에 추락한 것으로 판단됐다. 북한은 5월 4일과 25일에도 ICBM을 발사했다.
북한이 보름 만에 다시 ICBM을 발사한 것은 한미일 공조에 반발하는 동시에 지난번 실패를 만회하려는 의도 등 다양한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날 ICBM을 발사하면서 한미일 공조 압박에 '강대강'으로 맞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한미 국방부가 북한의 미사일 '폭주'에 대응해 미사일대응정책협의체를 첫 회의를 개최한 가운데 ICBM을 쏜 것이기도 하다.
한미일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확장억제를 강화한 것에 대해 앞으로 그에 상응하는 '비례성 대응'으로 맞서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분석된다.
나아가 북한이 ICBM 성공을 과시하며 핵보유국 입지를 더욱 다지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이에 따라 조만간 7차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도 더 커진 것으로 전망된다.
최선희 외무상의 담화를 실행에 옮겼다는 의미도 있다.
최 외무상은 전날 공개 담화를 통해 "미국이 '확장억제력 제공 강화'에 집념하면 할수록, 조선반도(한반도)와 지역에서 도발적이며 허세적인 군사적 활동들을 강화하면 할수록 그에 정비례하여 우리의 군사적 대응은 더욱 맹렬해질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 담화 후 1시간 40분 만에 강원도 원산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미사일 1발을 발사했고, 이날은 ICBM을 쏜 것이다. 이날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이틀 연속으로, 수위를 높이며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것이다.
군과 정부 당국은 최 외무상이 공개 담화에서 '맹렬 대응'을 위협함에 따라 추가적인 전락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대북 감시 및 대비태세를 유지하면서 북한군의 동향을 주시해왔다.
합참은 "우리 군은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 간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만반의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까지 북한은 올해 들어 탄도미사일을 35차례 쐈고, 순항미사일을 3차례 발사한 것으로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25번째 미사일 발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