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퍼스트 시티즌스 뱅크셰어스가 실리콘 밸리 은행을 인수했다. 이는 파산한 은행들을 사들인 전력이 있는 퍼스트 시티즌스에게 가장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SVB의 자산 대부분을 인수하는 퍼스트 시티즌스 뱅크셰어스는 125년 된 대출 기관의 규모가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퍼스트 시티즌스는 그 역사 대부분이 한 가족이 관리 하고 주로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운영했다.
3년 전 420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던 노스캐롤라이나 주 랄리(Raleigh)에 본사를 둔 이 은행은 SVB 계약 이후 2,190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게 된다.
퍼스트 시티즌스는 연방예금보험공사(Federal Deposit Insurance Corp, FDIC)가 주도한 경매에서 SVB를 낙찰했다. SVB가 3월 10일 400억 달러 이상의 예금이 고갈된 것을 발표했고, FDIC는 기술 중심 은행인 SVB를 인수했다.
퍼스트 시티즌스는 SVB와 달리 기술 금융 분야에서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그들의 본사는 지역 기술 허브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이 은행이 최근 몇 년 동안 특히 상업 은행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해 왔다며 이번 SVB의 인수로 인해 캘리포니아에서 은행 입지가 크게 강화되고 북동부에서 자산 관리 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최고경영자(CEO)이자 회장 프랭크 홀딩 주니어는 27일 아침 애널리스트들과의 통화에서 "우리는 수년간 노스캐롤라이나의 혁신적인 허브를 지원하면서 개발한 전문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실리콘밸리의 벤처 및 기술 분야로 확장할 수 있다는 큰 가능성을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28일 의회 청문회를 위해 준비된 마틴 그룬버그 FDIC 위원장의 증언에 따르면, 퍼스트 시티즌스는 SVB 전체 또는 일부에 대해 27건의 입찰을 제출한 18명의 입찰자 중 승자로 낙찰됐다.
퍼스트 시티즌스는 SVB의 565억 달러 예금과 대출 720억 달러를 165억 달러 할인된 가격으로 인수했다. FDIC는 퍼스트 시티즌스 SVB의 상업적 대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 또는 잠재적 이익을 공유하는 데 합의했다.
투자은행 키프, 브뤼엣& 우즈(Keefe, Bruyette & Woods, KBW)의 주식 조사 분석가인 브래디 게일리(Brady Gailey)는 "이것은 우리 시대 최고의 은행 인수 중 하나이다"라고 말하며 "그들은 다른 모든 사람들이 움츠러들 때 기회주를 잘 잡았다"라고 말했다.
퍼스트 시티즌스 클래스 A 주가는 27일에 54% 상승했다.
손실 분담 합의에 더해, FDIC는 5년간 350억 달러의 대출을 통해 거래 자금을 조달할 것이다. 이 기관은 또한 700억 달러의 신용 한도를 제공하여 잠재적인 예금 유출을 대비할 것이다.
FDIC는 전체적으로 SVB의 파산으로 인해, 해당 은행이 파산하기 전 자산의 대략 10%에 해당하는 200억 달러를 연방보험기금으로 감당해야 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FDIC는 퍼스트 시티즌스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주가가 일정 금액이 상승하면, 최대 5억 달러를 지불한다는 합의를 통해 그 돈의 일부를 회수할 가능성이 높다.
퍼스트 시티즌스는 어려운 은행 상황에 대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금융위기가 일어난 2008년에는 캘리포니아의 테메큘라 밸리 은행(Temecula Valley Bank), 워싱터의 벤처 은행(Venture Bank), 플로로다의 썬 아메리칸 은행(Sun American Bank), 콜로라도의 유나이티드 웨스턴 은행(United Western Bank)의 예금을 인수했다. 재니몽고메리증권(Janny Montgomery Scott)에 따르면 SVB 거래는 연방 기관과 체결한 22번째 거래이다.
당시 FDIC를 위해 파산한 은행을 파는 것을 도왔던 변호사이자 현재 자문 회사인 갤러틴 그룹(Gallatin Group)의 파트너 존 포페오(John Popeo)는 금융 위기 동안 "그들은 빈번한 입찰자였다"라며 "저는 그들이 꽤 좋은 평판을 받았던 것을 기억한다"라고 말했다.
위기 이후 업계 전반에 걸쳐 통합이 지속되면서, 퍼스트 시티즌스는 소형 은행을 계속 사들였다. 2014년에는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다른 퍼스트 시티즌스 은행(같은 가족 구성원이 관리)과 합병했다.
로이터 통신은 퍼스트 시티즌의 장기적인 과제는 단기간에 극적으로 변모한 은행을 운영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퍼스트 시티즌스의 과제로 SVB 예금자 이탈 방지, 벤처 캐피털 회사와 스타트업에 대한 대출 장부 관리, 그 회사들과 신규 사업 추진 등을 제시했다.
이 매체는이 일을 하면서 임원들은 또 다른 빅딜을 소화해야 할 것이라고도 전했다. 그러면서 퍼스트 시티즌스가 22억 달러에 달하는 대출 기관 CIT 인수를 2022년 1월에 마감했다. CIT는 2008년 금융 위기 동안 파산한 가장 큰 은행 중 하나인 인디맥은행(IndyMac Bank)의 일부를 소유하고 있어, 그 나머지에 대한 인수를 완료해야 한다고 전했다.
퍼스트 시티즌스 홀딩 회장이 2008년 최고경영자(CEO)가 됐을 때 그는 은행을 이끌어온 그의 가족의 세대 중 세 번째였다. 그는 2009년에 회장이 됐으며, 그의 여동생 호프 홀딩 브라이언트(Hope Holding Bryant)는 2011년에 부회장이 됐다.
퍼스트 시티즌스는 대형 지역 은행의 새로운 동료 그룹 중에서는 보기 드문 이중 등급 주식 구조를 가지고 있다. 가족 구성원은 보통주의 16배 의결권을 가진 특별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홀딩 회장의 지인들은 그가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단기적인 수익을 희생하는 것을 꺼리지 않는 실용주의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