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전초전'으로 불리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여론조사 결과가 관심을 끌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는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11일과 12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강서구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17일 결과를 발표했다.
강서구청장 여야후보 지지도 조사 결과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39.4%,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는 28.1%였다. 두 후보 지지율 차이는 11.3%포인트로, 오차범위(±3.5%포인트)를 크게 웃돌았다.
앞서 지난 8월28일과 29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진교훈 후보(30.1%)와 김태우 후보(29.9%)의 차이가 크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진 후보의 지지율이 9.3%포인트 뛴 반면, 김 후보의 지지율은 1.8%포인트 하락하며 차이가 벌어졌다.
◆ 민주당, 전략공천으로 진교훈 후보 투입
진교훈 후보는 문재인 정부 마지막 경찰청 차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전북 전주 출신으로, 경찰대를 졸업한 뒤 서울지방경찰청 정보관리부장, 경찰청 정보국장, 전라북도경찰청 청장 등을 지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대리전' 구도가 형성됐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한다.
민주당은 '정권 심판론'을 띄우며,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자가 보선을 야기한 장본인이라는 점을 부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민주당 측은 김 후보가 4개월 전 대법원에서 징역형 판결을 받아 구청장직을 상실했는데, 광복절 특사로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로 등록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와 함께 김 후보가 검찰 수사관 출신이라며 진 후보가 경찰청 차장 출신이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민주당 측은 전략공천을 요청할 만큼 진 후보의 확장성과 탁월한 도덕성이 확인됐다는 입장이다.
진교훈 후보는 지난달 입당 기자회견에서 "김태우 전 구청장이 대법원으로부터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이후 3개월 만에 사면 복권되고, 단 한마디 사과도 없이 나흘 만에 출마 선언을 하는 것을 보면서 강서구민의 한 사람으로서 모욕감과 실망감을 느껴 (출마) 결심을 굳히게 됐다"고 밝혔다.
◆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는 공익제보자'
김태우 후보는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으로 조국 당시 민정수석의 감찰 무마 의혹을 폭로했다. 공무상 비밀누설로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돼 지난 5월 구청장직을 상실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재가한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피선거권을 회복하면서 보궐선거에 다시 도전장을 냈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자당 귀책 사유로 치르는 재보선이지만, 김태우 후보는 사실상 공익제보자라는 논리로 공천을 결정했다.
앞서 김 전 구청장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소속 노현송 구청장이 3선 연임한 이후 12년 만에 강서구청장직을 탈환했다.
강서구는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비롯해 지방선거 직전 치러진 대선 때도 민주당의 손을 들어준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현재 강서지역 선거구 3곳 모두 민주당 의원이 차지하고 있다.
김태우 후보는 "조국이 유죄면 저는 무죄라는 생각에 많은 분이 공감하신다. 저는 '조국이 범죄했다'고 이야기했는데 이야기한 자체가 범죄라며 저를 먼저 (형을) 확정 짓는 건 상식에 어긋난다"며 "그 여론을 받아들여 대통령이 사면 결단을 내리신 걸로 판단한다"고 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무선가상번호(80%)·유선RDD(20%) 표집틀을 통한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됐다. 통계보정은 2023년 8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별, 연령대별, 권역별 림가중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고, 응답률은 2.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