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KERI, 첨단 전자빔 용접기 핵심기술 국산화

한국전기연구원(KERI)이 최근 우주 항공·방산 등 첨단 분야에서 중요하게 활용되는 전자빔 용접기의 핵심기술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KERI 전기응용연구본부 한성태 박사팀이 개발한 것은 전자총으로, 전자빔 용접기의 심장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이다.

전자빔 용접기란 전자의 운동에너지를 통해 금속 소재를 접합시키는 특수 용접기로, 강한 전류에서 발생하는 열로 소재를 녹였던 기존 용접기와 구조부터 다르다.

전자빔 용접기 개발에는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지만, 대신 기존 용접으로 해결할 수 없던 두꺼운 소재의 무결점 접합이 가능해 안전이 중요한 우주 항공 산업이나 원자력 등의 분야에서 선호도가 높다.

지난 2021년 발사된 누리호도 특수강 소재와 부품의 빈틈없는 접합을 위해 전자빔 용접기를 사용한 바 있다.

이어 정부가 중점적으로 육성한다고 밝힌 12대 국가전략기술에서도 원자력 산업 등 전자빔 용접이 필요한 산업이 다수 포진해 있다.

그러나 기존 전자빔 용접기는 국내에 핵심기술이 없어 99% 이상의 장비를 일본과 독일 등으로부터 수입해야 하는 한계점이 존재했다.

이에 KERI는 전자빔 용접기의 핵심 부품인 ‘전자총’과 ‘구동 전원 시스템’의 국산화를 추진했다.

한국전기연구원(KERI) 한성태 박사팀과 전자빔 용접기 [KERI 제공]
한국전기연구원(KERI) 한성태 박사팀과 전자빔 용접기 [KERI 제공]

특히 전자총은 용접기의 에너지를 소재 내부로 침투시키는 역할을 하며, 강한 출력과 함께 균일한 용접 결과를 만드는 핵심 부품이다.

KERI는 20년 이상 축적해온 고전압 기술 노하우를 토대로 전계·자계 구조의 최적화, 전압 불균형 최소화 등 노력을 기울여 이번에 결실을 보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자빔 용접기 기술 국산화를 통해 향후 우리나라에서도 해외 의존 없이 전자빔 용접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한편 KERI는 기술 특허 출원을 마치고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초대형 대전류 전자총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KERI 한성태 박사는 "산업이 고부가가치 분야로 옮겨감에 따라 고정밀도를 요구하는 양질의 용접 수요가 늘어날 것이고, 전자빔 용접이 아니면 제작할 수 없는 제품도 많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