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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의류 가품 논란, 신뢰도 회복하려면?

최근 의류 산업에서 소재를 속이는 등 가품 문제가 불거지며 이랜드와 무신사 등 관련 플랫폼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의류를 기능성뿐만 아니라 패션으로서 보면서 프리미엄 상품 판매가 상승했는데, 가품 문제는 신뢰도를 크게 상처입힐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이에 플랫폼별 가품 대응 방안과 프리미엄 의류 산업 전망을 정리해 보았다.

▲ 의류가품 또 논란 

겨울철을 맞아 오리털·거위털 등 다양한 소재의 기능성 패딩이 판매되는 가운데 대형 플랫폼인 무신사·이랜드·이마트 등에서 소재 함량을 속여 판매하는 일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는 대부분 환불과 판매 중지, 검수 등의 조치가 진행된 상태지만, 플랫폼도 불량품을 사전에 검수하지 못했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나온다.

먼저 무신사에서는 ‘라퍼지스토어’라는 브랜드가 오리털이 첨가된 ‘덕다운’ 패딩을 판매했으나, 실제 조사 결과 오리털 함유량이 3%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법률상으로도 75% 이상의 솜털 사용 시에만 오리털 패딩으로 부를 수 있는데, 광고에는 오리 솜털 사용률을 25배 이상 부풀려 80%로 홍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무신사는 라퍼지스토어와 함께 유사 브랜드 6곳의 품질 검사를 진행했다.

검사 결과 라퍼지스토어는 규정 위반이 확인돼 퇴출이 결정됐으며, 나머지 브랜드인 페플·인템포무드·오로·디미트리블랙의 경우도 법적으로 오리털 패딩이라고 부를 수 없는 오리털 함량이 검출되면서 환불 등 관련 조치가 진행 중이다.

무신사는 검수 절차 미흡 비판에 대해 해당 상품이 시험기관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성분 분석이 어려운 충전재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랜드에서도 거위 털을 사용한 구스 다운 패딩을 판매하는 브랜드 ‘후아유’가 거위 털 함량을 속인 가품을 판매해 퇴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거위 털 80%로 광고했으나 실제로는 30%에 불과했던 사례다.

무신사 관계자는 “지난 적발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해 수시로 제품 품질을 점검 중이며, 가품이 세 번 적발되면 플랫폼에서 퇴출하는 ‘삼진아웃’ 제도를 도입했다”라고 말했다.

가품 이슈가 발생한 구스다운 패딩과 이랜드 사과문 [이랜드 제공]
가품 이슈가 발생한 구스다운 패딩과 이랜드 사과문 [이랜드 제공]

▲ 신뢰도 피해에 진화나선 플랫폼들 

한편 이렇게 제품 신뢰도를 낮추는 피해 사건이 발생하자 관련 플랫폼이 관리 강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현장 감독과 계약서 강화 등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패션업계에서도 유통 프로세스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무신사가 사용하는 ‘삼진아웃제’와 같이 불시 점검과 누적 적발 시 퇴출이 가장 대표적이다.

현재 무신사는 무역관련지식재산권보호협회(TIPA)와 협력을 강화해 해외 프리미엄 제품 수입 시 품질 검사를 더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마트 역시 최근 패션 브랜드 ‘스투시’의 맨투맨 의류의 위조품 의혹이 불거지자 현장 관리감독에 나서는 모양새다.

먼저 직수입 대신 협력업체를 통해 들여오는 경우 수입품의 경우 관세청의 ‘병행수입물품 통관인증표지’를 수시로 검사한다.

다만 해당 인증은 밀수가 아닌 정식 통관 절차를 거쳤는지만 확인하기 때문에, 물품 내부 소재나 품질의 보장은 불가능하다는 한계 또한 존재한다.

이에 대형마트 플랫폼은 자체적인 검증 시스템을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의류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판매하는 전 제품을 FITI·KATRI 등의 시험 연구원에서 품질 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으며, 외부 인증기관 기준도 강화한다고 밝혔다.

소비 줄어든 의류 시장 [연합뉴스 제공]
소비 줄어든 의류 시장 [연합뉴스 제공]

▲ 의류 산업 전망

많은 플랫폼에서 검수 강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한계가 존재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매장 없이 온라인으로만 거래하는 이커머스의 경우 더 다양한 루트의 셀러들이 존재하고 직수입도 빈번한 만큼 사실상 세밀한 품질 검사는 어려워진다.

법적으로도 SSG닷컴이나 롯데온과 같이 오프라인 매장과 연계된 홈페이지의 경우 ‘통신판매업자’로 판매 상품에 대한 책임을 지지만, 쿠팡이나 G마켓 등 플랫폼으로서의 역할만 수행하면 ‘통신판매 중개업’이 되어 거래된 물품에 대한 책임이 비교적 적다.

완전한 진품 여부 확인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소비자가 스스로 제품을 선별하는 경향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도 앞으로는 가품 예방을 위한 자체적인 가이드라인을 강화하는 분위기이다.

2021년 신세계가 인수한 G마켓과 옥션은 ‘위조전담센터’를 운영하는 한편, 지난해 10월에는 위조상품 모니터링 전문 기업 ‘마크비전’과 업무협약을 맺고 검수를 강화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수백만 건 이상의 상품 이미지와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한 AI를 통해 판매 상품들을 모니터링하는 방식이다.

이는 기존에 불가능했던 상품 전수조사나 실시간 검증 등이 가능하도록 만든다.

또 쿠팡은 앞으로 증빙 서류 제출 등 제품 등록 기준을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기존에도 단순 변심으로 인한 반품이 가능한 등 소비자가 피해에 대응할 수 있는 환불 정책이 비교적 유연하게 적용된 바 있다.

이에 앞으로는 플랫폼의 제품 검증기술 역시 고도화되나, 환불 등 사후 대응 신속성을 높여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선택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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