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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자진단 경쟁력 최고, 세계로 간다

“전 세계 분자진단 산업을 주도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한국을 분자진단 강국으로! 분자진단이 대한민국의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 하겠다”

씨젠 천종윤 대표(54)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몇몇 다국적 기업들이 전 세계 진단시장을 장악하고 기술개발을 주도해 왔으나, 최근 분자진단으로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자본보다는 핵심기반 기술 구축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힘주어 말했다. 글로벌 분자진단 사업은 원천기술 보유가 핵심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씨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원천기술을 개발해 사업화에 성공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새로운 개념의 기술개발 노력

천종윤(54) 씨젠 대표는 이화여대 생물과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유전자 연구를 본격화 해오던 지난 2000년 9월 씨젠을 설립했다. 이후 2005년까지 유전자 발굴 및 기능분석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며 연구용 시장을 대상으로 사업을 해 왔다. 2006년 그 간의 노하우를 집중, 분자진단 사업에 진출했다.

“로슈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도 20~30년 전의 기술로 장악해온 진단시장인 만큼, 기존 기술이 아닌 새로운 기술로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낸다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천 대표는 DPO™와 READ™라는 독자기술을 기반으로 분자진단사업 진출 4년만에 100억원대 매출을 일궜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세계 유수의 시장조사 기관으로부터 로슈 등과 함께 ‘세계 25대 분자진단 기업’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뤄내기도 했다. 사업적인 성공은 물론 기술력에서도 세계적 수준을 인정받은 것이다.

천 대표는 올해 하반기 중으로 씨젠의 차세대 핵심 원천 기술을 논문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것은 기술에 대한 자신감이자, 기술 공개를 통해 분자 진단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천 대표는 “신약에 버금가는 분자진단 제품으로 인류의 건강에 기여하는, 세계 최고의 분자진단 전문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분자진단은 국가 경쟁력 확보에 가장 적합한 분야

21세기에 들어서면서 급속하게 진행된 인구의 고령화, 건강에 대한 관심의 확산 등은 질병의 조기 진단에 대한 중요성을 불러일으켰다. 이와 함께, 2003년에 마무리된 인간게놈프로젝트 완성으로 포스트게놈 시대를 맞이하게 되면서 유전자 정보를 통해 질병을 진단하는 분자진단법은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됐다.

실제로 분자진단 시장은 아직 산업화 초기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8년 30억달러의 시장을 형성하며 진단 분야 중 가장 높은 연평균 14%의 고속 성장을 보이고 있다.

분자진단 업계에서는 현재 선진국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 시장이 중국과 인도 등 주요 국가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전 세계적인 분자진단 시장은 급속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수익 성장기반 구축

국내 바이오벤처들이 주로 진출해 있는 분야는 신약개발, 줄기세포, 유전자치료제, 치료용 항체 등의 신약 부문이다. 신약 개발에 성공할 경우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분야이지만 그 만큼 장기간의 연구개발과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그 성공 가능성은 낮을 수밖에 없다.

천 대표는 “씨젠의 분자 진단 사업은 신약 개발에 비해 개발 기간이 짧고 개발 비용이매우 낮으며, 사업성과가 빠르게 나타난다”며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설명했다. 특히 천대표는 “로슈나 애보트 등 대체로 세계적인 진단기업들이 독자적인 기술기반을 구축하고 있듯이 씨젠 또한 국내에서 분자진단을 표방하는 여타 바이오기업과 달리 동시다중검사라는 독자적인 기술기반을 구축했다”고 강조한다. 게다가 씨젠의 기술력이 세계적으로 크게 인정받고 있다는 점에서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분자진단사업에 매진한 씨젠은 2007년 18억원의 매출을 시작으로, 2008년에는 42억원, 2009년에는 131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연평균 170%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씨젠의 수출 비중도 2007년 29.8% 였으나, 2008년 46.5%, 2009년에는 55.0%를 달성하며 마침내 수출이 내수 비중을 넘어서게 됐다. 2010년 상반기는 111.6억원 매출에 수출 비중이 60%에 이르는 성과를 달성했다. 이것은 씨젠이 지속적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 결과다. 동시에 씨젠의 기술력이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았기에 가능했다.

◆코스닥 상장을 전환점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는 씨젠은 9월 코스닥 상장 기업으로서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씨젠은 코스닥 상장을 기반으로 세계 최대 분자진단 시장인 미국과 일본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FDA(美), 후생성(日) 허가 등 필요한 인허가 작업을 준비 중이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출할 경우, 씨젠의 매출은 큰 폭으로 상승할 수 있게 된다.

천 대표는 “신제품 개발도 지속적으로 실시해, 연간 6000억원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혈액 스크리닝 제품 등 블록버스터 제품의 개발을 비롯해, 전립선암, 대장암 등 암진단 제품 개발에도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올 10월 중 유럽지사 설립에 이어, 내년 일본지사, 그 후 동남아, 중국, 동유럽, 남미 등 잠재력 있는 시장에 지사를 설립해 분자진단 시장의 블루오션을 공략하기 위한 계획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형 바이오 벤처가 지향해야 할 새로운 기준 제시

바이오산업이 국가 경쟁력을 제고할 차세대 사업으로 부상하면서 정부에서는 지난 2005년, 기술력은 있지만 매출은 없는 바이오 벤처기업들을 위해 ‘코스닥 상장특례제도’를 도입했다. 코스닥 상장특례 제도는 상장 심사 시 기술력을 갖춘 기업에 한해 수익성에 대한 요건을 면제해 주는 제도다. 이에 따라 많은 바이오벤처 업체들이 이 제도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진입했다.

그러나 이들 기업들의 실적에는 아직도 물음표가 따라다닌다. 특례제도를 통해 코스닥에 입성한지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기업도 있다. 물론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신약 개발의 특성을 고려해 실적에 대한 평가는 유보해야 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씨젠은 기술성 평가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물론, 실적 요건도 충족해 지난 7월8일 코스닥 입성을 승인 받은 바 있다. 기술력, 수익성과 성장성에 이어, 매출구조와 수익구조의 안전성까지 모두 갖춘 바이오벤처 씨젠은 한국형 바이오 벤처가 지향해야 할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