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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비욘세 ‘씨스타’ 4050 ‘꽃중년’ 마음 살살 녹이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사회갈등지수는 OECD 국가 중 2위로, 갈등 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TV 예능 프로그램들은 ‘할배’라고 불리는 지긋한 연배의 연예인이 까마득한 후배와 스마트폰으로 자유자재로 소통하는 모습(TVN, 꽃보다 할배), 아빠와 아이가 여행을 통해 서로의 이해의 폭을 좁혀나가는 모습(MBC, 아빠 어디가) 등을 보여주며 세대 공감의 중요성을 발 빠르게 터치하고 있다. 지나간 명곡들을 재조명해 젊은 세대와 하나가 되는 TV 예능 프로그램 ‘KBS 불후의 명곡’만 보더라도 음악과 같은 사회의 공통된 관심사와 문화가 세대 갈등을 녹이는 데 얼마나 큰 도움이 되고 있는지 깨닫게 한다. 

남성복 대표 브랜드 제일모직 갤럭시(GALAXY)가 ‘세대를 넘어 세대로(Generation to Generation)’ 변하지 않는 가치를 전하는「타임리스 클래식」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지난 10월 여론조사 전문기관 오픈서베이를 통해 '세대를 넘어도 변하지 않는 가치'에 대해 조사한 내용 따르면 4050 세대에게 가장 사랑 받는 여자 아이돌 그룹은 씨스타였다. 또한 2030 세대는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실력을 자랑하는 가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여자 가수로는 인순이, 이선희, 이은미를 선택했고, 남자 가수로는 이적, 윤민수, 김건모를 뽑았다. 이 조사는 지난 10월 4일부터 5일까지 국내에 거주하는 2030~4050세대 500명을 대상으로 실행됐다.

4050남성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섹시 걸그룹 씨스타, 2030세대는 인순이를 보며 ‘중년파워’ 느껴

‘삼촌팬’, ‘이모팬’ 등은 이제 낯선 단어가 아니다. 4050 세대들은 적극적으로 아이돌 문화를 향유하고 있으며 반대로 2030세대는 지금까지 활발히 활동 중인 중견 가수들의 음악을 접하며 부모 세대가 느끼는 향수에 공감한다. 음악을 통해 세대 차이가 좁혀지고 있는 것이다.

‘세대를 넘어 가장 사랑 받고 있는 여자 아이돌 그룹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서 4050 남성들은 건강미와 가창력을 겸비한 씨스타를 1위(31%)로 답했다. 씨스타는 젊은 세대에겐 섹시미로 중년 세대에겐 가창력으로, 전 세대에 걸쳐 폭넓게 사랑 받는 대세 아이돌로 등극했다. 뒤이어 최근 ‘직렬 5기통 춤’으로 인기를 끌며 아저씨 팬을 지칭하는 ‘팝저씨’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크레용팝이 18%의 득표율로 2위를 차지했으며 3위에는 2위와 근소한 차이(17%)로 실력파 여성 듀오 다비치가 차지했다.

한편, 2030세대는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가창력과 높은 음악적 완성도를 보여주며 여전히 실력을 뽐내고 있는 여자 가수는?’이라는 질문에서 1위(36%)로 인순이를 꼽았다. 2위(23.5%)는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와 세월을 아우르는 음색의 이선희가 차지했고 3위(19%)로는 ‘나는 가수다’등에서 완성도 높은 가창력으로 대중에게 감동을 주는 이은미가 뽑혔다. 

또한 2030세대는 ‘세월이 흘러도 변함 없는 가창력과 높은 음악적 완성도를 보여주며 여전히 실력을 뽐내고 있는 남자가수’ 1위(21%)로 ‘달팽이’부터 ‘다행이다’까지 오랫동안 다양한 히트곡을 남긴 이적과 ‘바이브 메인 보컬’로서 ‘나는가수다(나가수)’에도 출연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윤민수를 꼽았다. X세대의 상징부터 ‘나가수’ 출연까지 꾸준히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김건모는 15%로 2위를 차지했다. 

나이 차가 무색한 환상의 짝꿍! 1위, ‘꽃보다 할배’ 이순재-이서진, 2위, ‘아빠 어디가’ 이종혁-이준수 

세대 간 활발해진 소통은 이제 문화적 콘텐츠가 되었다. ‘꽃보다 할배’, ‘아빠 어디가’ 등의 예능프로그램부터 영화 ‘화이’, ‘소원’ 등도 이러한 ‘소통’ 트렌드가 반영된 것으로, 할아버지-손자, 아버지-아들뻘의 출연진들이 TV와 영화 속에서 세대차이가 좁혀지는 모습이나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준다.

‘요즘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세대 차가 무색한 환상의 호흡으로, 세대를 뛰어넘는 소통을 보여주고 있는 듀오는?’이라는 질문에 ‘꽃보다 할배’에서 세대차이를 극복한 환상의 조합을 보여주고 있는 이순재-이서진이 31.2%로 1위에 올랐다. ‘진격의 순재-국민 짐꾼’이라는 캐릭터로 다소 궁합이 맞지 않는 것 같아 보였던 이들이 회를 거듭할 수록 나PD의 횡포에 대항해 똘똘 뭉치는 모습을 보이는 등 하나가 되어가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은 것과 같은 맥락이다. 

또한, 주말 예능프로그램 ‘아빠 어디가?’에서 흡사 친구 사이와 같은 모습으로 국민적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이종혁-이준수 부자가 21.8%로 2위에 올랐으며 ‘진짜 사나이’에서 21세의 나이 차이가 무색할 만큼 군 복무에 있어 허물없이 잘 어울리는 장교 포스의 김수로와 젊은 피 박형식(제국의 아이들)은 15.3%로 3위에 올랐다.

유행어 이해하지 못해 대화에 끼지 못할 때 세대차이 느끼는 4050 직장인

한편, 이런저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세대차이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4050세대 직장인들의 대답도 눈길을 끈다.

“직장 내에서 가장 세대차이를 느꼈던 순간은 언제 입니까?”라는 질문에 ‘젊은 직원들끼리 유행어로 재미있게 대화하는데 나만 알아듣지 못할 때’가 26%로 1위로 꼽혔다. 뒤이어 ‘컴퓨터나 스마트 기기를 잘 다루는 후배를 볼 때‘가 19%로 두 번째로 많았으며 ‘대화 중 내가 아는 연예인이나 운동 선수를 모른다고 할 때’가 17.7%로 뒤를 이었다.

2030세대의 24.5%가 ‘요즘 많이 쓰는 유행어를 썼는데 상사가 못 알아듣고 함께 웃지 않을 때’ 가장 세대차이를 느낀다고 응답했으며, 상사가 ‘더 쉽고 빠른 방법이 있는데 매뉴얼만 고집할 때(20%)’도 세대차이를 느끼게 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응답했다.

4050세대에게 이러한 ‘세대 차이 극복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봤는가(복수응답)?’는 질문에서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보며 따라가려고 노력했다’고 응답한 경우가 28%로 가장 많았고, ‘스마트 기기 사용법을 부지런히 배운다’는 응답은 두 번째(23.8%)로 높았다. 또한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위해 ‘술자리에서 잔소리를 하기보단 먼저 고민을 들어준다’는 응답이 세 번째로 많았다(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