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외주제작사 PD가 서울 강남에 전국연합학력평가 문제를 사전 유출해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3월 11일 실시된 전국연합학력평가의 시험 문제를 유출한 혐의로 EBS의 외주제작사 PD 윤모(44)씨와 서울 대치동 K학원 원장 김모(35)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윤씨는 시험 전날에 서울시교육청이 EBS로 보내온 문제 전부를 입수하고, 서울 강남에서 언어 전문학원을 운영하는 조카 김씨에게 이를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김씨는 문항의 일부를 학원 인터넷 사이트에 게시해 배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에 유출된 문제는 고등학교 2, 3 학년 언어영역으로, 김씨는 하나당 3∼4개문항이 달린 지문 3개를 그대로 인용해 핵심문제를 만든 뒤 사이트에 올리고 수강생들에게 문자 메시기를 보내 이를 보도록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윤씨가 어떻게 문제를 입수했는지, 다른 학원에도 문제를 보냈는지, 이를 대가로 돈을 받았는지 등을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전국연합학력평가는 전국의 고등학교 1∼3학년생 183만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시험으로, 학력을 진단하고 대학능력시험 적응력을 키우고자 수능 시험과 같은 형태로 치러진다. 이에 EBS는 시험 때마다 전날 시교육청으로부터 문제지를 받아 문제 해설 인터넷 강좌를 사전 제작하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EBS는 "해당 PD는 외주 제작사 소속으로, 문제를 빼돌린 사실이 드러난 직후 현업에서 배제하고 계약해지했다"며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는 한편 자체 진상조사를 벌이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방송 제작 과정 전반을 철저하게 재점검하고 직원 복무규율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