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배터리 선두 기업 CATL의 주가는 올해 들어 세계 최대 규모 상장을 기록한 후 홍콩 증시 첫 거래일에 16% 이상 급등했다.
이번 2차 공모를 통해 최소 46억 달러(6조 3986억원)의 자금이 조달되었으며, 인수자가 계획보다 많은 주식을 매각할 수 있는 옵션이 행사될 경우 자금 조달 규모는 53억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20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
이번 공모는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본토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이 홍콩 증시에서 진행한 공모 중 최대 규모로 CATL은 선전 증시에도 상장되어 있다.
설립자 로빈 젱은 홍콩 증권거래소 상장을 축하하기 위해 징을 울렸다.
폴 찬 홍콩 재무장관과 CATL 본사가 위치한 중국 남동부 해안 도시 닝더의 부시장이 참석했다.
젱 CEO는 화요일 "CATL은 단순 배터리 부품 제조업체"에 만족하지 않고 탄소 제로 경제의 선구자가 될 태세를 갖추고 있다"라고 밝혔다.
CATL은 전 세계 전기차 및 에너지 저장 배터리 시장의 약 37%를 차지한다.
테슬라, BMW, 폭스바겐에 부품을 공급하는 이 회사는 해외 확장, 특히 헝가리에 73억 달러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위안화 외 자금 조달을 위해 해외 상장을 추진해 왔다.
이 상장은 미국 은행들의 지지를 받았으며 미국 자산운용사도 주요 투자자였다.
분석가들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국 달러화를 포함한 미국 자산에서 벗어나면서 수요가 증가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5월 초 상장이 홍콩 달러 환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상장 투자자들이 홍콩 달러를 매수하고 투기꾼들이 홍콩 달러화 가치 상승에 베팅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홍콩 금융관리국(HKMA)이 개입하여 환율을 억제하기 위해 약 170억 달러를 매수해야 했다.
BNP 파리바 아시아태평양 주식 및 파생상품 전략 책임자인 제이슨 루이는 "유명 기업이 신주를 발행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거시적 요인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미국 달러화 관련 자산에서 벗어나 분산 투자를 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분석가와 거래 참여자들은 수요 증가로 CATL이 주당 263 홍콩달러라는 최고가에 상장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는 월요일 선전 종가 대비 약 7% 할인된 가격이며 선전 증시에서 CATL 주가는 예상 수익률의 약 18배에 거래되고 있다.

중국 본토 거래소의 A주는 일반적으로 홍콩의 H주 대비 두 자릿수 프리미엄으로 거래되며, 기업공개(IPO)는 일반적으로 매수자를 유치하기 위해 할인된 가격으로 책정된다.
중국 증권사 CICC의 경영위원인 왕 슈광은 CATL의 성공적인 상장이 다양한 분야의 중국 유수 기업들이 홍콩 상장을 추진하도록 장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왕 위원은 "A주 시장은 풍부한 유동성과 높은 기업 가치를 제공하는 반면, 홍콩 시장은 유연한 자금 조달을 가능하게 한다"라며 "기업들은 두 시장을 모두 활용함으로써 다양한 자금 조달 옵션을 활용하고 글로벌 사업의 재무 민첩성을 높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중국 석유 회사인 시노펙(Sinopec), 쿠웨이트 투자청(Kuwait Investment Authority) 국부펀드, 아시아 펀드인 힐하우스 인베스트먼트(Hillhouse Investment)는 주식 상장 전에 소위 초석 투자자(cornerstone investor)로 투자했다.
여기에 미국계 오크트리 캐피털 매니지먼트(Oaktree Capital Management)와 이탈리아 기업가 아넬리(Agnelli) 가문이 지원하는 투자 회사인 링고토(Lingotto), 그리고 중국 국유기업인 중국우정저축은행(Postal Savings Bank of China)과 보험사 타이캉 생명(Taikang Life)의 계열사들이 합류했다.
이 거래와 관련 소식통은 FT에 다른 미국 투자자들은 워싱턴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상장 이후까지 투자를 미루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증권법상 "144A" 규정이 아닌 "Reg S" 규정에 따라 상장이 신청되었기 때문에 많은 해외 미국 투자자들은 주식에 접근할 수 없다.
이는 CATL이 일부 정보 공개 의무에서 면제되며, 해외 계좌가 없는 미국 투자자는 투자가 금지됨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