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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골퍼 이은정(21)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제이미 파 오언스 코닝클래식 연장전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6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실베이니아의 하일랜드 메도우스 골프장(파71.6428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이은정은 연장전에서 18번홀(파5)에서 2.5m짜리 버디 퍼트를 집어 넣어 파에 그친 모건 프레셀을 따돌리며 생애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올해 7개 대회에 출전하여 네차례 컷오프와 최고 성적 26위, 시즌 상금 9만5000달러의 경력을 소유했던 이은정은 '미 LPGA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을 추가했다.
이날 최종라운드에서 4타를 앞서 있던 이은정은 15번 홀까지도 1타를 줄이며 쉽게 우승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16번 홀에서 티샷을 왼쪽 러프에 빠뜨리고 파퍼트까지 들어가지 않으며 보기를 만드는 실수를 범해 1타를 잃으면서 프레셀에게 2타차로 쫓겼다.
설상가상으로 이은정보다 한조 앞에서 경기한 프레셀이 17번 홀에서 이글을 잡으며 최종합계 18언더파 266타로 동타를 내줘 연장전에 돌입했다. 이은정은 대회 우승도 처음이지만 연장전도 처음이다.
하지만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무릎 보호대까지 차면서 힘겹게 만든 기회를 날릴 수 없었다. 프레셀이 악착같은 선수지만 이은정도 이를 악물었다.
18번홀(파4)에서 벌어진 연장 첫번째 홀.
프레셀은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지만 이은정에겐 미소를 보이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연장전 첫번째 홀에서 프레셀이 그린 가장자리에서 친 버디 퍼트가 홀을 왼쪽으로 살짝 빗나가며 파로 마감했다.
이은정은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과감하게 친 2.5m짜리 버디퍼트를 성공시키며 우승트로피와 함께 우승상금 21만 달러를 차지했다.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과 브리티시여자오픈 출전권 또한 손에 들어왔다. 이은정의 우승으로 한국은 2주 연속 우승과 함께 시즌 5승을 합작했다.
전날 3라운드 경기를 마친 후, "우승하면 식당을 운영하는 아버지가 음식을 모두 공짜로 대접할 것"이라고 말했던 대로 이은정은 우승을 확정지은 후 "누가 오던, 모든 음식이 다 무료"라며 생애 첫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이은정은 경기도 포천에 있는 동남중학교 1학년 때 살을 빼기 위한 목적으로 아버지를 따라 골프를 시작했다.
2002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테미큘라로 전지훈련을 간 이후 방학 때마다 미국에서 훈련했고, 2006년 3월 프로로 전향하여 LPGA 2부 투어에서 뛰었다.
2007년 12월 퀄리파잉스쿨에서 공동 25위를 차지해 조건부 시드를 받고 지난 해 LPGA 본 무대에 뛰어 들었으나 톱10에는 한번도 들지 못했고 시즌 막판에는 허리와 목 디스크로 성적이 좋지 않았다.
한편, 미셸 위(20, 나이키골프)는 7언더파 64타를 몰아치며 한때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으나 이선화(23, CJ), 김송희(21)와 함께 공동 3위(16언더파 268타)에 머물렀다.
이은정과 함께 챔피언조에서 우승을 노렸던 김송희는 후반에 뒷심을 발휘하며 추격에 나섰지만 18번홀에서 세번째 샷을 그린 위에 올려놓고도 보기를 범해 연장전에 합류하지 못했다.
신지애(21, 미래에셋)는 타수를 줄이지 못해 공동 17위에 그쳤지만 상금 1만6882달러를 추가해 상금 랭킹 1위(101만8021달러) 자리를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