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대통령직속 국가경쟁력위원장은 내년에 선진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의 '더블딥'이 불가피하다며 이에 정부는 대외 의존도를 낮추고자 내수 확장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만수 위원장은 11일 코엑스 인터컨티넨털호텔에서 열린 '코스닥 상장법인 CEO(최고경영자) 세미나'에서 앞으로 세계경제에 대해 "한국 경제는 대외 의존도가 높아 외부 충격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강 위원장은 "세계적으로 기업의 과잉설비투자가 5~6% 정도 되기 때문에 기업 설비투자가 늘어날 가능성은 없다"며 "OECD 국가들의 경우 국가부채 비율이 90% 육박하고 있어 재정정책의 여력도 더 이상 없다"고 지적햇다.
이어 그는 "출구전략을 쓰면 금융이 경색되고 소비와 투자가 줄어들면서 디플레이션이 되고, 출구전략을 안 쓰면 인플레이션으로 문제가 생긴다"면서 "출구전략을 쓰거나 쓰지 않거나 내년 세계 경제는 더블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응하고자 그는 "긴축정책을 썼다가 안 좋아지면 디플레이션과 실업률 상승이 올 수 있고, 이는 저소득층에게 더 무서운 것"이라며 기존의 확장 정책기조를 일관성 있게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강 위원장은 위기 이후 한국 경제가 기록적인 회복세를 보였지만, 대외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내년 세계 경제의 침체는 치명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해 대외의존도가 92%를 넘고 수출의존도도 42%에 달한다"며 "외부 충격에 취약한 경제구조를 바꾸는 일은 '사느냐 죽느냐'의 과제"라고 주장했다.
강 위원장은 이에 대응한 한 방법으로 '4대강 사업'을 내세웠다. 그는 "4대강 사업은 강변 개발을 통해 서비스 산업을 발전시켜 대외의존도를 줄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청년들에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 강 위원장은 기업에게 구조 조정과 인력 양성 등에 나서달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세계 경제에서 승기를 잡은 것은 분명하지만 승세를 굳히기 위해서는 기술개발과 인력양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당분간은 기존의 확장적 재정정책을 유지할 계획인만큼 기업들은 최악의 상황을 전제로 뼈깎는 구조조정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더불어 그는 "지난해 기업들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일본 미국 등의 기업을 일시적으로 앞서나갔지만 그들이 우리에게 쉽게 밀리고 무너질 나라들이 아니다"며 "지난해 번 돈은 재투자와 인재양성을 위해 써야할 돈"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