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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K People]정준양 포스코 회장, 포스코 성장동력은 '소통의 리더십'

지난해 2월 취임한 포스코 정준양 회장이 14일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에 성공하며 포스코를 국내 대표적인 종합소재기업으로 끌어올렸다.

이번 인수에서 3조8000억~4조원을 써야 한다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정 회장은 롯데가 적어낸 가격인 3조2000억원보다 불과 2000억원 높은 가격을 제시해 M&A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이렇듯 지난 1년2개월여 동안 포스코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정준양 회장은 어떤 경영철학을 가지고 있을까?

1966년에 서울사대부고를 졸업하고 1975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공업교육과 졸업한 정준양 포스코건설 회장은 철강 제품의 품질을 결정하는 제강부장, 제철소 부소장, 제철소장에 이어 포항과 광양제철소를 총괄하는 생산기술부분장 (COO)을 역임하는 등 철강 분야에 전문지식을 갖춘 엔지니어다.

정 회장은 지난 99년 제강부장에서 국제철강협회가 있는 유럽지역 EU사무소장으로 발령을 받아 근무하며 세계 철강기술의 원천지라는 유럽에서 철강기술을 습득하고 각국 철강사들과의 교류를 활발히 하는 등 일찍이 글로벌 마인드를 갖추게 됐다.

이를 경험으로 생산기술부문장 재직 시 글로벌 R&D Network 구축하고, 일본, 중국, 프랑스 등 8개국 13개사와 다양한 기술교류를 이끌어냈다.

정준양 회장은 누구나 옆집 아저씨 같이 편안하게 직원들을 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따뜻하고 온화한 성격, 친근한 화법으로 직원들은 물론, 지역 주민들에게도 호평을 받았다.

특히 약 10여년 전 노사문제로 회사를 떠난 직원들이 현재 어떻게 살고 있는지 한 명 한 명 살피는 모습에서 인간미를 엿볼 수 있으며, 이런 노력이 현재의 안정적인 노사문화 형성에도 일조했다. 반면 자기 자신에게는 매우 엄격하고 부지런하며, 자투리 시간까지도 독서나 어학공부에 쏟는 등 자기계발에 남다른 열정을 보여 왔다.

특히 정 회장은 소문난 독서광(狂)이다. 한 달에 5권 이상의 역사, 과학, 문화 관련 책을 읽는 그는 엔지니어임에도 불구하고 문화, 예술, 역사, 철학 등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 사회 각계각층의 인사들과 만남시 항상 풍부한 화제와 유머로 만남의 분위기를 리드하는 능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정 회장의 경영철학 중 하나는 기술개발과 인재양성을 통한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다. 이는 포스코의 글로벌 성장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특히 정 회장은 최근 신뢰, 소통과 함께 '3.0' 이야기를 많이 한다. 3.0은 웹상에서 흔히 쓰이는 용어로 사용자들이 개방·공유·참여를 통해 정보가 연결되던 2.0 시대에서 정보가 최적화돼 개인에게 전달되는 시대를 의미한다.

정 회장은 포스코의 경쟁력을 더욱더 강화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열린경영, 창조경영, 환경경영을 경영이념으로 삼고 있다.

열린경영은 이해관계자와 상생, Value Chain과의 협력 그리고 개방적 조직문화를 통해 소통과 신뢰를 확대해 나아가는 것이다. 정 회장은 열린경영의 성공을 위해서는 상대방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는 경청의 자세가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당부해왔다. 이를 몸소 실천하기 위해 그는 취임 첫 근무지로 포스코센터 대신 울산의 현대중공업 LNG선 건조현장으로 향해 고객의 목소리를 먼저 경청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아울러 정 회장이 말하는 창조경영은 기존 'World First/World Best' 기술개발과 더불어 창의적 사고를 통해 고객에게 가장 많이 판매할 수 있는 'World Most' 제품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고객가치의 창출을 지향하는 것으로 기술, 시장, 고객에 대한 세밀한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의미다.

또 정 회장은 환경경영을 통해 에너지 다소비, CO2 다량 배출이란 철강 산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포스코가 전력을 다해 개발하고 있는 새로운 철강제조 과정을 통해 저탄소 녹색성장의 새로운 성장 모델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철강산업이 택해야 할 윤리라는 것이다.

정 회장의 또 다른 경영이념은 잘 노는 것으로 표현된다. 그 예로 포레카를 들 수 있다. 포레카는 '포스코'와 아르키메데스가 외친 '유레카'를 합친 합성어로 지난해 9월 임직원들의 창의력 향상과 창의문화 조성을 위해 만든 포스코의 사내 놀이공간이다.

이곳엔 조성된 정원에는 1000여권 책을 비치한 '북카페'와 방바닥에 드러누워 쉬거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한 '사랑방', '다락방'이 마련돼 있다. 포스코는 직원들이 눈치 보지 않고 이 놀이방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직원들에게 별도 이용시간을 부여, 하루 300여 명의 직원들이 이곳을 이용하고 있다.

주요 임원진들이 시내 미술관을 가끔 찾는 이유도 "창의는 통찰에서 나오고 통찰은 관찰에서 나오며, 관찰은 미술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는 평소 정 회장의 신념 때문이다.

"훗날 후배들에게 포스코를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게 새로운 성장의 길로 이끌었던 경영자로 기억되기를 바란다"는 정준양 회장의 경영의지가 포스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나 브라질 고로사업 참여 등을 통해 향후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