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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등 대기업 연일 '최대실적'…협력업체들 '딴 세상 이야기'

오늘 발표되는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이 영업이익만 5조원을 넘어서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대기업들의 이익이 협력업체에게 제대로 된 이익 배분이 이루어지지 않은 결과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대기업들이 호실적을 올리고 있지만 부품을 납품하는 중소업체들은 단가 인하 압력에 오히려 양극화가 심해지며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

대기업에 하청을 받아 전자제품을 생산하는 A업체 사장은 “대기업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큰 이익을 보며 사상 최고 실적을 올리고 있지만 그들과 함께 일하는 협력업체는 1~2%의 이익률도 힘든 실정”이라며 하소연했다.

이들에게는 어닝시즌에 연일 쏟아지는  ‘경기회복세’, ‘최대매출·최대이익’과 관련된 뉴스는 딴 세상 이야기이다.

◆ 최대 실적에 양극화 오히려 더 심화

삼성전자와 거래하는 협력업체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양극화는 예상보다 더 심각하다. 모기업은 두 자릿수 이익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 하지만, 수많은 협력업체들은 그것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 그쳤다. 오히려 경제위기 때보다 더한 수준이다. 그렇지 않아도 심했던‘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 심해진 것이다.

매출액영업이익률(영업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눈 값)을 따져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8.23%를 기록했다. 그에 비해 협력업체들은 평균 5.66%다. 올해 들어 그 격차는 더 심해졌다. 삼성전자는 14.56%로 뛰어오른 반면, 협력업체는 4.87%로 지난해보다 오히려 더 떨어졌다.

모기업과 협력업체간의 양극화는 매출과 이익의 증감을 보면 더 잘 드러난다. 삼성전자는 2008년에 영업이익이 1조8천억원 급감하고 협력업체는 2038억이 증가했다. 하지만 2009년에는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 현실과 맞지 않는 납품단가

국내 대기업들이 국재 원자재 값이 상승하고 있는 현실은 외면하며 협력업체들에게 납품단가 인하를 강요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협력업체들은 대기업의 ‘싫으면 거래를 중단하겠다’라는 강압적인 태도에 속수무책이다. 회사의 주요매출을 책임져 주는 모기업이다 보니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비현실적인 조건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런 현실에 대해 학계와 중소기업에서는 ‘공정한 하도급 거래 질서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때마침 이명박 대통령도 “중소기업이 우리 산업의 뿌리”라며 중소기업을 위한 ‘대기업-중소기업간 상생전략’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이런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기업들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23일 “감사팀이 상생협력센터를 대상으로 경영진단을 실시 중”이라며 “전국 주요 협력업체 최고 경영자나 임직원을 만나 구매행태를 묻고 문제점과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 계열사&협력사이익률 차 심각

대기업의 내부계열사와 외부협력업체의 영업이익률 차이도 심각하다. 29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매출 10대 제조업체의 내부계열사의 영업이익률은 평균 9.20%인 반면 협력업체는 5.39%로 나타났다. 이는 2008년 내부계열사와 외부협력업체의 영업이익률의 격차에 비해 1.78배 늘어난 수치다.

10대 제조업체 중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의 내부계열사의 지난해 평균 영업이익률은 19.40%인데 반해 외부협력업체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4.55%에 불과해 그 차이가 특히 심했다. 이는 2008년의 수치에 비해 내부계열사는 4.78% 상승,외부협력업체는 2.66% 하락한 결과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대기업과 그들의 협력업체 사이에서 이런 양극화 현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어, 중소기업인들의 삶은 더 힘들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