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그룹이 또 다시 경영 2세 밀어주기에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대림산업의 '알짜' 계열사이며, 이해욱(43·사진) 대림그룹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대림I&S는 오는 20일까지 보통주 50만주를 이익소각한다.
이 과정에서 대림산업이 보유한 대림I&S 지분 12.55%를 비롯, 이 부회장의 지분을 제외한 다른 주주들의 지분은 모두 소각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재산증식 및 지배기반 강화 수순이라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이 부회장은 故 이재준 대림산업 창업주의 손자이며, 이준용(73) 대림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대림은 다른 대기업에 비해, 후계구도가 명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룹은 지난 2008년 9월 대림코퍼레이션과 대림H&L 간의 합병과 관련, 총수일가의 지배권 승계 및 회사기회 유용 의혹을 받은바 있다.
의혹의 핵심은 대림H&L의 100% 지분을 보유한 1인 대주주인 이해욱 대림코퍼레이션 대표이사가, 합병을 통해 대림코퍼레이션 주식 32.1%를 확보하며 이준용 명예회장에 이어 2대 주주로 등극했다는 것에 있다.
이준용 명예회장이 61%를 보유 중인 대림코퍼는 그룹의 간판 계열사인 대림산업의 지분 21.6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대림산업은 삼호, 고려개발, 여천NCC, 대림자동차공업, 대림콩크리트공업 등 기타 주력 계열사들을 거느리고 있어, 대림코퍼는 사실상 그룹의 지주회사다.
이때까지 이 부회장은 대림코퍼의 지분이 없었으며 대림산업 지분율도 0.47%에 불과해, 그룹 후계자로서는 지배력이 미미했다.
하지만 그는 합병 6개월 전 대림H&L 유상증자에 참여, 사재 100억원을 들여 주당가치 6만5000원의 10분의 1도 안 되는 가격인 5000원에 주식 200만주를 배정받았다.
또한 이 주식을 대림코퍼 주식과 1대0.78 비율로 합병한 것이다. 합병 당시 대림코퍼의 매출액은 2조원대, 당기순이익은 750억원대 규모였다. 반면 대림H&L의 매출액은 2015억원, 당기순이익은 123억원에 불과했다.
이에, 경제개혁연대는 대림그룹의 총수일가가 대림코퍼와 대림H&L의 지분을 직접 보유하면서, 두 회사와 여타 계열사 간 거래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취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무역업을 주력업종으로 하는 대림코퍼는 1999년부터 2007년까지 총 매출의 약 32.1%와 매입의 약 39.3%가 관계회사와의 거래를 통해 발생했다.
해운업을 주력 사업부문으로 2001년 3월에 설립된 대림H&L의 경우,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총 매출의 약 57.5%가 관계회사와의 거래로부터 나왔다. 관계사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단기간에 급성장함으로써 2세 승계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는 "분명한 것은 이준용 명예회장이 보유 중인 대림코퍼 지분 중 상당수를 이 부회장이 상속 또는 증여받을 경우, 그룹의 경영권은 자연스럽게 이 부회장이 승계하게 된다는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