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데 대해 위기감을 느낀 일본이 내년 봄부터 EU와 경제동반자협정(EPA)을 위한 협상을 시작한다고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간 나오토 일본총리는 오는 12일 서울에서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회담을 갖고 EPA 협상을 제안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일본은 연내에 EU가 EPA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비관세장벽의 완화 방안을 제시하기로 했다.
신문은 일본이 EU와 EPA 협상을 서두르는 데는 세계에서 가속화되고 있는 글로벌 경제협력 움직임에 더이상 뒤처질 수 없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한국의 공세적인 FTA도 영향을 미쳤다고 풀이했다.
지난달 우리나라가 EU와 FTA를 체결한 데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이 라이벌 일본을 또 꺾었다고 평가하며 일본이 FTA를 추진하지 않을 경우 치뤄야할 대가는 너무나 크다고 경고한 바 있다.
내년 7월 한-EU FTA 발효를 앞두고 일본 산업계를 중심으로 수출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자 일본도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EU와 EPA 체결이 급선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EU와의 협상에서 자동차와 액정TV 등 고관세 품목에 대한 관세의 철폐 및 삭감을 요구할 방침이며, EU는 건축용 목재의 강도 인증 절차의 간소화, 자동차 및 의료기기 등 안전기준 인증 절차의 간소화, 정부조달의 정보 공개 등 비관세장벽의 철폐를 요구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