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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 이달말 추가 배당금 챙겨가나

[재경일보 김동렬(트윗@newclear_heat) 기자] 최근 하나금융지주와 론스타가 외환은행 인수 계약을 6개월 연장키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양측은 기간 연장과 함께 기존 매각대금 4조6888억원을 유지키로 했다. 문제는 하나금융이 현대건설 매각이익 등 특별이익과 관련한 론스타의 배당을 인정하고, 매각지연과 관련된 지연보상금도 지불하느냐는 것이다.

하나금융 측은 론스타에 대한 추가 배당액수를 줄이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며, 이르면 이번주 중에 이사회를 열고 론스타와의 계약 연장내용을 공식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금융권에 알려진 내용대로 계약이 연장될 경우, 론스타는 이달 말 현대건설 지분 매각차익 중 일부를 중간배당 받을 수 있다. 특히, 외환은행이 보유 중인 하이닉스 지분이 매각되면 차익의 상당부분을 배당으로 챙길 수 있다.

이번 재계약과 관련, 일각에서는 기존 계약금에 현대건설·하이닉스 지분매각에 따른 차익에 대한 론스타의 계약금 인상 요구를 배당금이라는 형태로 돌려서 들어주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어떠한 형태로든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해 투자자들을 안심시켜야 하는 상황이라, 론스타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하나금융은 지난 2월말 1조3353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했다. 당시 32곳의 국내외 기관 투자자가 참여했고, 투자자들은 주당 4만2800원에 하나금융 주식을 매입했다.

하지만 외환은행 인수가 보류되면서 하나금융 주가는 폭락했고, 이미 10% 정도의 평가차익 손해를 본 투자자들의 반발이 예상됐다.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가 무산될 경우, 증자에 참여한 투자자들이 하나금융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외환은행 노동조합 측은 하나금융에 론스타 추가배당 획책을 즉각 중단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즉각 성명을 내고 "대주주 자격 박탈 및 경영권 프리미엄 배제가 예정된 론스타에게 무한대의 가격인상을 보장하겠다는 것이냐"며 "하나금융 경영진은 외환은행과 하나금융을 볼모로 한 망국적인 협상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기철 외환은행 노조 위원장은 "첫 계약과 달리 론스타와 관련한 법률 리스크를 전 국민이 다 알고 있는 상황인 만큼, 향후 론스타와의 계약이 무효로 되더라도 하나금융은 그 어떤 권리도 주장할 수 없다"며 "론스타는 이달 중순 외환카드 주가조작 혐의로 최종심의 유죄확정을 앞두고 있고, 일본 내 골프장을 비롯 비금융자산의 법정한도 초과로 하나금융과 첫 계약을 맺기 훨씬 이전부터 대주주 자격이 없었을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하나금융은 금융당국이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법적 불확실성마저 지니고 있는 론스타에게 더이상 끌려가는 협상을 하지 않는 편이 좋다"며 "만약 론스타가 외환은행 대주주로서 자격이 없다는 판단이 나오면 계약은 원천 무효가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각 층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있는 상황이라 행보가 쉽지 않을 수 밖에 없다"면서도 "금융당국은 하나금융과 론스타의 추가 수정계약 조항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