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삼성전자가 3분기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 둔화 등 글로벌 경제 침체에 따른 실적 둔화 우려를 한 방에 날려보내는 '깜짝실적'을 발표하며 위기에 한층 강해진 삼성전자의 모습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 사태 때와 비슷하게 각종 악재가 겹친 이번 3분기였기 때문에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당시처럼 삼성전자의 실적이 크게 악화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진 탁월한 제품 경쟁력을 입증하며 경기 둔화 속에 오히려 삼성전자의 시장 지배력은 앞으로 더 강화될 것임을 기대케 했다.
삼성전자는 7일 연결 기준으로 3분기 매출액이 41조원, 영업이익은 4조2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13.58% 줄었지만, 전분기보다는 12.0% 증가한 것이다. 각종 악재 속에서 이 정도의 성과를 낸 것에 시장은 깜짝 놀라고 있다. 발표 이전에 증권사 분석가들의 영업이익 평균 예상치는 3조3천500억원 수준이었고, 3조원을 밑돌 것으로 예상한 전문가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마트폰 판매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고, 원가 이하로 가격이 떨어진 상황 속에서 반도체도 1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냈다. 물론 9월 들어 갑자기 큰 폭으로 오른 환율 효과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하지만 지금과 유사한 경기 침체기였던 2008년 리먼 사태 때와 비교하면 삼성전자의 이번 3분기 실적이 놀라운 수준이라는 것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리먼 사태 당시인 2008년 반도체와 LCD, 휴대전화 등 삼성전자의 주요 제품에 대한 해외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3분기의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연결 기준으로 1조4천800억원으로 떨어졌다, 4분기에는 7천400억원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그 때에 비하면 올 3분기 4조2천억원의 영업이익은 약 3배에 이른다.
신한금융투자 김영찬 연구원은 "리먼 사태 때와 비교하면 해외 수요가 악화된 것은 비슷하다. 그럼에도, 3분기와 4분기 모두 4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은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졌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