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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완 "예산처리 지연으로 서민 지원 차질"

[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매년 예산이 아닌 문제와 연계돼 예산안 처리가 법정 시한을 지키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제8차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주재하면서 "국회의 예산안 의결이 지연되면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일자리, 교육, 생계지원에 큰 차질이 우려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예산이 조기 확정돼 특히 내년 상반기 제 때에 곧바로 집행될 수 있도록 사전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며 "예산안 처리는 국회 내 문제일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신인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예산안 처리가 지연됐을 때 발생할 문제점을 일일이 열거했다.

우선 청년 창업, 취약계층 일자리 사업 등을 미리 준비할 수 없어 연초 집행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국가장학금 지원이 표시된 등록금 고지서를 내년 2월 초에 발송하지 못하면 1학기 장학금 지급이 어려워질 수 있고, 장애인과 노인 등 근로 무능력 가구 6만명을 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추가 보호하는 대책도 지연된다고 설명했다.

또 지방자치법에 따라 12월 중순까지 자치단체 예산을 확정해야 하지만 예산안 처리 지연으로 자치단체 예산을 확정할 수 없고, 국비가 지원되는 일부 사업은 최대 3~6개월 이상 집행에 차질이 생길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박 장관은 "국회에서 조속히 예산 심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며 "각 부처도 예산안 심의와 그 이후 집행에 차질이 없도록 꼼꼼히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장관은 지난달 미국 앨라배마주 제퍼슨 카운티가 파산신청을 한 것을 거론하면서 "우리나라도 지나친 선심성, 행사성 지출과 사회간접자본 투자 등으로 재정에 어려움을 겪는 지자체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눈을 굴리면 일단 어느 크기가 되면 크기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며 "지방정부와 지방공기업 부채 문제에 경각심을 갖고 선제적으로 대응해달라"고 주문했다.

박 장관은 12일 발표한 ‘2012년 경제정책방향’을 언급하며 “정부는 내년에도 청년 일자리를 비롯한 일자리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특히 공공부문이 일자리 만들기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또 “고졸자 채용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등 공공기관 내에서 학력·성별 차별 등 ‘보이지 않는 천장’도 적극적으로 없애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주 19~20일 서울 코엑스에서 104개 공공기관이 참여하는 ‘2011 공공기관 열린채용정보 박람회’가 열린다”면서 “구직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기대하며 민간 기업들도 일자리 만들기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부탁했다.

`과학기술분야 출연연구기관(출연연) 선진화 추진방안'에 대해선 "개별 출연연구기관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산하 가칭 `국가연구개발원'으로 통합해 융·복합 연구를 활성화하고 신기술·신산업을 창출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 과학기술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출연연 2.0 시대'가 열렸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다"면서도 "출연연 선진화가 물리적 통합에 그친다면 부문 간 칸막이를 없애려 한 당초 취지는 달성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