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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그리스 강등·선진국 경제지표 부진에 2,000선으로 밀려

[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코스피가 반등 하루 만에 그리스 신용등급 강등과 선진국 경제지표 부진 등 대외 불안요인이 부각되며 2,000선으로 내려 앉았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에 나섰고, 개인은 저가 매수에 집중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20.85포인트(1.03%) 내린 2,007.80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12.19포인트(0.60%) 떨어진 2,016.46으로 개장한 이후 한때 2,001.25포인트까지 하락하며 2,000선을 내주는 듯 했지만 장 후반으로 가면서 개인과 프로그램 매수세로 낙폭을 다소 줄이며 2,000선을 지켜냈다.

그리스 국가 신용등급 강등으로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조된 데다 선진국 경기지표 부진 등 외국의 불안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피치는 22일(현지시간)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CCC'에서 'C'로 두단계 강등했다. 'C'는 투기등급으로는 가장 낮고 제한적 디폴트 등급보다 불과 한 단계 높다. 피치는 "가까운 시일 내에 그리스가 디폴트로 갈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라고 강등 사유를 밝혔다.

미국의 지난달 주택거래 실적과 2월 유로존 구매관리지수(PMI) 등 경제 지표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미 부동산중개인협회는 지난달 주택거래 실적이 전월보다 4.3% 증가한 457만채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전문가들의 예상치 평균인 466만채를 밑도는 것이다.

또 유로존(유로화 사용국)의 제조업과 서비스업 동향을 보여주는 구매관리지수 속보치는 2월에 49.7을 기록해 1월(50.4)보다 하락했다. 이는 시장전문가들의 예상치인 50.8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여기에다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이란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추가 협상 결렬로 인해 국제유가 상승까지 계속돼 악재로 작용했다.

수급상으로는 닷새만에 기관이 `팔자'에 나서 2천167억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370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반면에 개인은 2천346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 거래에서 616억원, 비차익 거래에서 975억원 매수우위를 각각 나타내 전체적으로 1천591억원 순매수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음식료품(1.56%), 비금속광물(1.41%), 전기가스(0.95%), 섬유ㆍ의복(0.63%) 등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이 내렸다.

성안과 SG충남방적, 신라섬유 등 섬유주는 한·미 FTA 수혜 기대감에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반면 전기·전자(-2.74%), 증권(-1.75%), 의료정밀(-1.45%), 화학(-1.33%), 운송장비(-1.18%) 등의 하락 폭이 컸다.

이날 코스피 급락에 동양증권과 NH투자증권, SK증권, HMC투자증권 등이 2~3% 하락하는 등 증권주가 약세를 보였다.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이 연일 계속되면서 항공과 해운주 등 운송장비가 약세를 보였다.

종이목재, 의약품 등도 1% 이상 약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대부분 내렸다.

전날 120만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삼성전자는 하루 만에 3.09% 급락했다. 외국계의 차익실현 매물이 대거 쏟아져 나왔다. IT주인 LG전자(-4.43%), 삼성전지, LG이노텍(-3.23%) 등도 약세를 보였다.

현대차(-2.23%), 기아차(-1.82%), 현대모비스(-0.89%), 신한지주(-1.58%) 등도 약세였다.

LG화학, 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포스코, KB금융 등도 약세로 마감했다.

반면 현대중공업(0.79%), 한국전력(1.00%), NHN(3.9%) 등은 올랐다. 삼성생명(1.14%)도 ING생명 인수설에 1% 이상 올랐다.

주요 종목별로는 독일이 태양광 발전 보조금을 대폭 축소한다는 소식에 OCI가 6.55% 급락했고, 웅진에너지(-11.30%)와 오성엘티에스 등도 급락세를 보였다.

코오롱이 주력 자회사인 코오롱글로벌과 코오롱인더의 자산가치 상승 효과에 11.92% 급등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상승종목은 상한가 13개 등 338개, 하락종목은 하한가 3개 등 492개 등을 기록했다. 79개 종목은 보합권에 머물렀다.

코스닥지수는 3.07포인트(-0.56%) 내린 541.13을 기록했다.

종목별로는 동방선기와 영화금속이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등 동남권 신공항주가 크게 올랐다.

솔본이 자회사 인피니트헬스케어 매각 본격화 소식에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고, 인피니트헬스케어도 8.53% 급등했다.

상장 3일째를 맞이한 사람인에이치알은 연일 상한가 행진을 계속했다.

반면, 삼성전자가 인프라웨어와 디오텍의 인수설을 부인하면서 두 종목의 주가는 각각 7.78%, 8.16% 떨어졌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0원 오른 1,129.0원으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