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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네 마녀의 날' 맞아 2,000 회복

[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코스피가 그리스 국채교환 성공 기대감이 고조되고 미국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인 영향으로 `네 마녀'의 심술을 이기고 2,000선을 회복하며 3월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을 무난히 넘기게 됐다.

외국인이 나흘 연속 순매도세를 이어갔고 '네 마녀의 날'(쿼드러플 위칭데이: 주가지수선물, 주가지수옵션, 개별주식선물, 개별주식옵션 등 4개 만기일이 겹치는 날)을 맞아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져 나왔지만 시장에 충격을 줄 정도는 아니었고 개인과 기관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8일 코스피는 전날 종가보다 18.61포인트(0.94%) 오른 2,000.76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이틀만에 2,000선을 회복했으며, 나흘만의 반등이었다.

이날 지수는 0.36% 오른 1,989.30으로 출발해 장 초반 잠시 1,980선을 내주는 등 약세를 보이다 이후 등락을 거듭는 혼조세를 보였지만, 연기금과 투신 중심의 기관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오후 들어서는 2,004선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후 상승폭이 줄어들며 2,000선에 턱걸이했다.

지난해 말부터 프로그램 매매로 유입된 자금이 한꺼번에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와는 달리 프로그램 매물이 시장에 충격을 주지는 못했다.

미국 고용지표 호조와 그리스 국채성공 기대감으로 인한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 완화로 투자심리가 회복된 탓이었다.

전날 ADP 고용주 서비스와 매크로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가 발표한 미국의 지난 2월 민간부문 고용은 21만6000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예측치 21만5000명을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ㆍ연준)가 새로운 양적완화(QE) 방안을 검토한다는 소식도 호재였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날 기준금리를 연 3.25%로 동결했지만 충분히 예견됐던 것으로 시장에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은 4거래일째 매도 우위를 이어가며 4천261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1천499억원, 2천6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 5천48억원 순매도, 비차익거래 330억원 순매수로, 전체적으로 4천718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업종지수로는 음식료(-1.51%), 전기가스(-1.37%), 종이목재(-0.89%), 통신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이 상승한 가운데 은행이 3.49% 올라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증권(2.75%), 건설(2.73%), 금융(1.84%) 등도 많이 올랐다.

운수창고, 전기전자, 기계, 화학업종 등도 1%가 넘게 올랐다.

GS건설과 대림산업, 현대건설이 1~2% 오르는 등 건설주가 상승세를 보였고, 하나금융지주(3.83%), 우리금융(3.48%), 신한지주(2.51%) 등 금융주도 많이 올랐다.

애플이 태블릿PC '뉴 아이패드'를 공개한 가운데 LG이노텍(6.9%), 삼성전기(4.70%), LG전자(3.89%), 삼성SDI(3.68%), 하이닉스(2.23%), LG디스플레이(2.17%), 삼성전자(0.68%) 등 전기전자 관련주도 올랐다.

대한항공(6.4%)과 STX팬오션 등 항공·해운주가 여객수요 증가와 발틱운임(BDI)지수 반등 전망으로 각각 상승세를 보였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조선주는 해양플랜트 수주 전망에 강세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상승했다. 특히 LG(4.48%), LG전자(3.89%), LG화학(2.70%) 등 LG그룹주가 큰 폭으로 올랐다. LG디스플레이도 애플의 '뉴 아이패드' 출시로 2.1% 오르며 닷새만에 반등에 성공했고, LG이노텍은 1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에 6.9%나 올랐다.

외환은행 지분을 추가 매입하겠다고 밝힌 하나금융지주가 4%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고, 외환은행 역시 1.73% 올랐다.

기아차도 2.11% 올랐지만, 현대차, 포스코, 한국전력을 하락으로 마감했다.

주요 종목별로는 두산인프라코어(3.10%)와 S&TC(7.21%)가 외국계 창고 매수세로 많이 올랐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상승 종목 수는 상한가 6종목을 포함해 500개, 하락 종목 수는 하한가 2종목을 포함해 324개다. 보합은 68개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3.28포인트(0.62%) 오른 535.76을 나타냈다.

주요 종목별로는 바른전자는 삼성전자의 공급량 확대소식으로 상한가를 기록했고, 소리바다가 신규사업 기대감으로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골프존도 7% 이상 급등했다.

유아이디(4.62%), 인터플렉스(1.64%) 등 애플의 '뉴아이패드' 관련 부품주들도 올랐다.

일본에서 수입된 수산물에서 방사능 검출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으로 하림과 동우가 3~4% 오르는 등 닭고기 관련주가 상승했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상승 종목 수는 상한가 26종목을 포함해 560개, 하락 종목 수는 하한가 13종목을 포함해 400개다. 보합은 54개를 기록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50원 하락한 1,118.30원으로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