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미 법원 특허소송 앞두고 애플-삼성전자 기싸움 치열

[재경일보 김상현 기자] 애플과 삼성전자가 미국에서의 특허 소송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에 앞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애플은 법원의 영상 기기에 부착된 삼성전자 로고를 지워달라고 요구하고 나섰으며, 삼성전자는 애플과 삼성전자 제품을 평가한 블로그나 기사를 인용하는 것을 배제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1일(현지시간) 지적재산권 전문블로그 포스페이턴츠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특허소송을 진행 중인 애플은 이날 법원에 제출한 요청서를 통해 배심원들이 보게 돼 있는 미국 법원의 영상 디스플레이에 부착돼 있는 삼성전자 로고를 보이지 않게 지워달라고 요구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구 법원은 삼성전자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포스페이턴츠의 플로리언 뮐러는 이에 대해 "애플이 황당한 요구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칫 배심원들이 실제로 삼성전자가 미국 정부에까지 첨단기술부문에 있어 기여를 하고 있다고 인식할 수 있는데다 무의식적으로도 법원이 삼성전자의 영역에 속한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애플은 또 월터 아이작슨이 저술한 스티브 잡스의 전기 내용도 증거에서 제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는 책 내용 가운데 애플이 안드로이드 진영과 벌이고 있는 특허 소송과 관련해 잡스가 "핵전쟁"이라고 언급한 부분과 관련된 것으로, 애플과 소송중인 안드로이드 진영은 애플의 공격적인 성향을 보여주기 위해 법정에서 이 내용을 단골로 써먹고 있다.

애플은 아울러 중국의 근로조건과 관련된 어떤 내용도 배제해달라고 요구했다.

뮐러는 이에 대해 삼성전자의 입장에서는 애플이 미국에서 제조업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지적할 때 요긴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애플의 세금 전략부분도 거론할 수 있다고 뮐러는 덧붙였다.

반면 삼성전자는 법원에 애플과 삼성전자 제품을 평가한 각종 블로그나 기사를 인용하는 것을 배제해 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다.

특히 전문적으로 애플에 유리한 기사를 써온 것으로 평가돼 온 일부 블로거들을 특정해 그들의 기사를 인용하는 것을 배제해 줄 것을 요구했다.

뮐러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이같은 주장이 정식으로 법원에 접수된 후 이 부분과 관련해 양측이 흥미로운 변론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