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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조직적 기술유출" vs LS산전 "언론플레이"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효성과 LS산전간 불법 기술유출 공방이 격해지고 있다.

4일 효성그룹은 보도자료를 내고 "前 고위임원의 핵심기술과 영업비밀 유출로 서울지방경찰청으로부터 구속영장이 신청된 사건에 국내 유수 대기업 L사가 연류된 혐의가 드러난 점에 대해 경악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L사'로 표기하기는 했지만, 적어도 업계에서는 LS산전을 지칭하는 것임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이미 지난달부터 현재까지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LS산전 임원 A씨(前 효성 최고기술책임자)를 경쟁사인 효성의 핵심기술 불법 유출혐의로 수사 중이다. 이 과정에서 지난 1일 경찰은 A씨에 대해, 수조원대의 회사 기술 및 영업비밀 자료를 빼낸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위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도 했다.

문제는 A씨가 전직 및 기술유출 과정에서 고등학교 동창인 LS산전 부회장을 비롯, 고위 임원들과 전직 이전부터 집중적으로 통화하는 등의 정황이다.

효성 측은 "해당분야 최고 전문가를 영입한 후 진척이 없던 관련 사업에 진전이 나고 있었다는 점에서 경쟁사가 상당기간 이전부터 치밀하게 준비해온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효성은 유학 및 해외 석·박사과정을 지원하며 A씨를 집중 육성했고, 중공업부문 CTO 및 연구소장직을 맡겼다. 그런 A씨가 LS산전이 초고압 변압기 사업에 신규 진입할 때 전직했고, 이후 LS산전의 HVDC(초고압직류송전)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것이다.

효성 측은 "L사 최고경영진의 성의있는 사과와 재발방지, 관련 인력들에 대한 인사조치 등 책임있는 후속조치를 취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LS산전은 사실 무근이라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며 맞서는 입장이다.

LS산전 측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효성이 현재 진행중인 수사내용을 유출하고 이를 자의적으로 해석한 내용을 유포한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효성에서 퇴직한 이후 LS산전과 계약을 맺은 임원이 있다는 사실 이외에 효성 측이 주장하는 영업비밀 유출은 전혀 사실무근이다"고 밝혔다.

특히 "효성 측이 수사기밀을 공식 배포한 것은 수사과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언론 플레이가 아닌지 그 의도가 의심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HVDC 기술과 관련해서도 한국전력과 협력해 선도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경찰 수사과정에서도 관련사항에 대한 소명을 충분히 했으며, 앞으로도 최대한 충실히 수사에 임해 혐의 사실이 진실이 아님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