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단독] "지하철 1~4호선의 주인은 누구?"…서울메트로 등 관리 허점 드러나

[재경일보 김태훈 기자] 서울메트로(구 서울지하철공사) 관할 지하철 1~4호선에서 그간 크고 작 차량고장사고가 발생해왔으며 지난달 공사 측이 밝혀냈다는 지하철 2호선 사고원인도 거짓발표 논란이 잇따르는 가운데 일부 지하철역 표지판 오표기 등으로 승객들의 혼란과 불편이 야기되고 있다.

앞서 대학생 A씨는 전달 29일 오후 1시경 성균관대학교에서 강의를 듣기 위해 지하철 4호선을 타고 이동하다가 금정역에 내려 수원 방향 1호선으로 갈아타려던 중 혼란을 겪었다.

분명 4호선 전철에서 내려 지하철 승하차장 및 2층 게이트에 개시된 수원 방향 이정표를 찾았을 때 이정표에 '의왕·수원·병점·천안·신창'이라고 표기돼 있었으나, 수원방향 승하차장 1층에는 '병점·천안·신창'이라고만 명기돼 있었기 때문.

A씨는 이날 "지하철역사에서 무려 10분 이상의 혼란을 겪었으며 강의시간에도 지각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는 비단 안전 문제가 아니더라도 '지하철 관리가 승객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

현재 지하철 1~4호선은 서울메트로와 코레일(구 철도청)이 공동운행하고 있고, 5~8호선과 9호선은 서울도시철도공사와 서울시메트로9호선(주)가 각각 운행을 맡고 있다.

하지만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서울시메트로에 비해 13년뒤 창립돼 비교적 신형차량인 5~8호선을 관리해왔음에도 2010년 1월경 2008~2009년도 지하철 장애 발생 현황(차량고장사고 등)을 공개하고, 이후 2010·2011년 사고기록 역시 공사 홈페이지 안전 관련 메뉴에 공개해놓고 있다.

반면 서울메트로는 2010년 당시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측의 정보공개요청에도 모든 사고내역을 2007년도 총 38개 중 34개, 2008년도 총 26개 중 21개, 2009년도 총 28개 중 25개가 '열차가 승강장 진입시 선로로 투신하여 부상'으로 명기된 파일만 공개했으며, 이후에도 공사 측 홈페이지 안전시스템 메뉴에는 '공기질 관리', '냉방시설 개선', '소음방지 대책' 등 석면사고 이후 환경안전사고 대비 메뉴얼과 현황만 개시하고 있다.

또 서울메트로가 자사 홈페이지 자료실에 개시한 '철도사고 등의 보고에 관한 지침에 따른 공표자료(2009·2010년)' 내 운행장애(지연운행) 발생현황 및 분석표에 따르면, △2008년 규정위반(1건), 급전장애(1건), 신호장애(1건), 차량고장(2건) △2009년 차량탈선(1건), 기타(2건) △2010년 차량탈선(1건), 급전장애(1건) 등으로 2008~2010년 총 3년간의 기록에서 차량고장 및 탈선은 각 2건 밖에 기록되지 않았다.

하지만 출퇴근길에 1~4호선을 수시로 이용하는 회사원 B씨는 이에 대해 "지난 5년간 아침·저녁 통근용으로 타는 해당 지하철이 자주 멈춰서거나 역행하는 일이 벌어졌었다"며 "통계자료 산출과정에서 상당수의 고장사고가 빠져 있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해당 공표자료 파일에 따르면, 서울도시철도공사와 달리 '운행장애(지연운행)'를 철도사고로 규정하지 않고 있어 5~8호선과 9호선에 비해 노후된 1~4호선의 안전문제는 안전 전문가들로 구성된 지하철 이용객들이 정부로부터 안전관리 권한을 갖고 수시로 점검하지 않는 이상 정확히 밝히기 어려운 상황.

정부가 G20 정상회의국이라며 대한민국의 '국격'을 운운하기에 앞서 국내인들은 물론, 방한한 외국인들이 혼란과 불편을 겪거나 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좀더 세심한 관리와 정보공개의 의무를 다하는 자세가 필요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