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독도 방문… "독도는 우리 땅" 대내외 천명

[재경일보 김영은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10일 역대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독도를 방문하기로 한 것은 `독도는 우리땅'임을 대내외에 천명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게 한결같은 분석이다.

특히 지난달 일본이 2012년 방위백서를 내고 지난 2005년부터 8년 연속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등 반복되는 일본의 주장에 대해 우리도 더 이상은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그동안 고수해온 `조용한 외교'에서 방향을 전환한 것이 아니냐는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일본의 잇따른 역사적 망언과 도발이 우리의 소극적 외교 때문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은 상황에서 국가원수로서 이번에 쐐기 박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은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을 뿐 모두 신중론을 취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당시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 울릉도를 방문했을 뿐이다.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일본과 외교 마찰을 감수하고라도 자신의 임기 내 역사문제에 관한 한 단호한 태도를 취하는 선례를 남기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 대통령은 해마다 독도 방문을 검토했지만 기상을 포함한 여건이 맞지 않아 실행에 옮기지 못해오다 이번에야 독도 방문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1950년대부터 경찰로 이뤄진 독도경비대를 배치하는 등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영토에 국가원수가 방문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광복절을 불과 닷새 앞두고 독도 방문이 이뤄지는 것도 주목할만 하다. 해마다 광복절 축사에서 일본과의 역사 문제를 말로만 거론해왔지만 구체적인 행동은 없었다. 이런 가운데 이번에는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라는 초강수를 둠으로써 일본측이 깜짝 놀랄만한 가장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게 됐다.

게다가 11일 새벽에는 런던올림픽에서 축구 동메달을 놓고 한-일전이 예정돼 있어 여러모로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비상한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중론자들은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 오히려 독도를 국제분쟁화 함으로써 국가 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대통령은 우리가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는 독도에 대한 영유권 논쟁이 더는 나오지 않도록 차제에 못을 박는 방향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최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추진에 따른 국내 비판을 불식시키는 효과도 기대된다. 정부는 지난 6월26일 국무회의에서 이 협정을 비공개로 의결하면서 정치권과 국민들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힌바 있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이 대통령의 출생지가 일본 오사카라는 점을 들어 현 정부를 `친일 정부'라고 공격하기도 했다.

최근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는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도 역시 고려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달 들어서 일부 여론조사 결과 이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18%로 재임 동안 최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동안 추진해 온 국정 과제를 마무리 하기 위해서는 지지율을 어느 정도로 회복하느냐가 관건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표면적으로는 특별한 계기가 있어서 가는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독도는 꼭 한 번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다"면서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이어서 환경적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