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9일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며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통해 "수출이 감소세에서 벗어나는 움직임을 보이고 소비 및 투자가 증가로 돌아섰으나 성장세는 여전히 미약했다"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의 "수출과 내수가 동반 부진함에 따라 성장세가 미약하다"라는 진단보다는 다소 나아진 것이어서 국내경제에 대해 다소 개선된 평가를 내 놓은 것이다.
세계경제에 대해서는 미국의 완만한 경기회복세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경제활동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유로존 재정위기, 미국의 재정긴축 문제 등에 세계경제의 성장 하방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경제도 국내총생산(GDP) 갭이 상당기간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통위는 "성장 잠재력이 훼손되지 않는 가운데 중기적 시계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 목표의 중심선에서 안정되도록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금통위의 통화정책방향 전문이다.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2.75%)에서 유지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
세계경제를 보면, 미국은 완만한 경기회복세가 이어졌으나 유로지역에서는 경제활동의 부진이 지속되었다. 신흥시장국은 일부 경제지표가 개선되는 모습을 나타내었다. 앞으로 세계경제는 회복세가 매우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며 유로지역 재정위기, 미국의 재정긴축 문제 등으로 성장의 하방위험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경제를 보면, 수출이 감소세에서 벗어나는 움직임을 보였고 소비 및 투자가 증가로 돌아섰으나 성장세는 여전히 미약하였다. 고용 면에서는 취업자수가 고령층 및 서비스업 중심의 증가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제조업에서도 증가폭이 확대되었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유로지역 재정위기의 장기화, 글로벌 경제의 회복 지연 등으로 마이너스의 GDP갭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10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근원인플레이션율은 각각 2.1%, 1.5%로 전월과 유사하게 낮은 수준을 지속하였다.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국제곡물가격 불안 등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수요압력 완화 등으로 당분간 현 수준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매매가격은 수도권에서는 하락세를 지속하였고 지방에서는 소폭 상승하였으며 전세가격은 계절요인에 주로 기인하여 오름세가 확대되었다.
금융시장에서는 주가가 경제전망 악화 및 기업실적 부진 우려 등으로 큰 폭 하락하였고 환율은 국제금융시장 불안 완화 및 경상수지 흑자 등으로 하락세를 지속하였다. 장기시장금리는 기준금리 인하가 선반영되었던 데 기인하여 대체로 전월말 수준에서 소폭 등락하였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해외 위험요인 및 이에 따른 국내외 금융·경제상황 변화를 면밀하게 점검하는 한편,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낮추도록 계속 노력하면서 성장잠재력이 훼손되지 않는 가운데 중기적 시계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 내에서 안정되도록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