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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기준금리 연 2.75% 동결

[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연 2.75%로 동결됐다.

한국은행은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김중수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75%로 유지했다. 지난 10월에 이어 두달 연속 동결이다.

10월부터 수출이 회복돼 올해 3분기를 저점으로 국내 경기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으로 동결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최근 3개월 연속 마이너스(-)였던 우리 수출은 10월 들어 전년 동기 대비 1.2% 늘어나며 상승세로 돌아섰다.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0.2%로 좋지 않았지만, 수출이 4분기 초반부터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일부에서는 `3분기 경기저점론'이 나오고 있다.

특히 대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이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어 국내외 주요국의 경제정책 방향이 정해지기 전까지는 일단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정책적 관점도 금리 동결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우선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재정절벽'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지 확인할 필요가 생긴 데다, 시진핑 국가부주석을 중심으로 한 차기 중국 지도부가 어떤 경제정책을 취할지의 윤곽이 드러나고 나서 통화정책 기조에 변화를 주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

재정절벽이란 미국의 각종 세금 감면 정책이 올해 연말에 끝나 내년부터는 가계·기업의 세금부담이 크게 늘어나고 정부 지출이 삭감돼 미국 경제가 위기를 맞게 된다는 것을 말한다.

또 주요국의 양적완화 이후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일부 경제지표가 나아지고 있다는 점도 금리 동결에 힘을 보탰다.

여기에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효과가 아직 퍼지지 않았고, 향후 경기가 더욱 나빠질 때를 대비해 금리 인하 여력을 비축할 필요가 있다는 통화정책 측면도 고려됐다.

그러나 물가안정, 원·달러 환율의 가파른 하락으로 인한 수출 부진 등의 요인으로 국내 경기회복의 모멘텀이 약해질 경우 다음 달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도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임희정 연구위원은 "국내외 경기가 더 나빠지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금리 동결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수석연구위원은 "선진국의 양적완화로 환율이 떨어지고 있고, 국내외 경기부진이 여전해 내달 금리를 내릴 여지는 여전히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