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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를 넘어, 최지현 개인전 『숨을 쉬다』

-장애인이 되어 맞이하는 최지현 작가의 스무 번째 생일 『숨을 쉬다』展
-전시관람객, 최 작가 작품으로 제작된 25년도 탁상용 달력과 차 제공

[호흡_시리즈8, 53x53cm, 한지에 혼합재료, 2024]
[호흡_시리즈8, 53x53cm, 한지에 혼합재료, 2024]
[최지현 개인전]
[최지현 개인전]

최지현 작가의 세 번째 개인전 『숨을 쉬다』展이 스누삼 티하우스 갤러리에서 11월5일부터 11월10일까지 열린다.

최 작가는 대학에서 전통예술과(한국무용전공)를 졸업 후 2004년에 목뼈가 부러지는 사고로 경추신경이 끊겨 사지마비 장애인이 되었다. 현재는 무기폐로 인해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호흡을 하는데도, 진솔하게 자신이 처한 상황을 한줄기 숨결처럼 작품에 담고 있다.

“환자라는 나약한 존재로
외로운 싸움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경험을 떠올려 작업구상을 하다 보니
육신에 갇힌 '혼(魂)'이라는 무의식의 흐름을 생각하게 되었죠.
물 위에서 물감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담은 작품들을 진행할 때면
신체적인 제약으로부터의 억눌린 마음과 답답함이
자연스레 해소됨을 느낄 수 있게 돼요.“
-작가 노트 중에서

[사고 전, 무용전공]
[사고 전, 무용전공]

최지현 작가는 2017년 암 수술 후 병원에 누워있는 동안 매일 보게 되는 링거 방울에서 물감이 떨어지는 모습을 상상했고 빨리 퇴원해서 작품에 응용해보리라 다짐했다고 한다.

최 작가는 이후 병원 입원 시에 구상하던 대로 먹물, 물감, 잉크 등 다양한 재료를 수(水)면 위에 떨어트려 한지에 찍어내는 방식으로 작업을 한다.

jw중외제약에서 생리식염수팩 1000개를 후원받아 작업한 이번 전시는 물(水)시리즈의 마지막 3회 개인전으로 이전의 작품과 같으면서 또 다른 느낌의 작품(Marbling)을 선보인다.

최지현 작가의 2018년 1회 개인전 작품(すみながし)은 2019년 서울특별시청 문화본부 박물관과에 소장되어있고, 2021년 2회 개인전 작품(Turkish EBRU)은 2022년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에 소장될 만큼 독창성과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사고 후, 미술전공 (붓을 잡지 못해 테이프로 고정한 모습)]
[사고 후, 미술전공 (붓을 잡지 못해 테이프로 고정한 모습)]

최 작가에게 추상 작업을 시작하게 된 이유를 묻자, 마음이 너무 힘든 순간 외로움과 두려움으로 혼자만 남겨진 듯 주변이 보이지 않았을 때 한 걸음씩 밝은 세상 밖으로 안내해 주는 문(出口)이 되어주었던 계기가 비구상 한국화 작품이라 말한다.

사고 후 응원과 격려를 해주는 소중한 인연들에 늘 감사함을 느낀다며 다른 누군가에게 작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장애인 당사자로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먹물이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는 한지처럼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꿈꾼다. 손가락을 움직이지 못하는 신체적인 한계를 '고양이 손을 가진 화가'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장애인식개선교육 스토리텔링 강의를 한다.

[초등학교 장애인식개선 미술체험수업]
[초등학교 장애인식개선 미술체험수업]

또한, 도서출판 푸른씨앗에서 발행한 독일의 시인 노발리스의 미완의 장편 소설인 『푸른 꽃』 표지 그림에 이어, 올해 초 『국민의 힘』 백보드에 피어난 최 작가의 목련 그림이 주목받으며 장애 예술인의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번 전시는 2004년 11월 5일 사고 후 20년이라는 특별한 의미인 만큼 ‘장애인이 되어 맞이하는 나의 스무 번째 생일’이라는 독특한 주제로 ‘작가와의 만남 & 북 토크쇼’도 함께 진행했다.

전시장 10층에 있는 송파CGV 2관에서 백종환(에이블뉴스 대표) 사회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작년 11월에 발간된 누구 시리즈 『아름다워서 가슴 시린 화가 최지현』 에세이집을 토대로 이루어졌다. 오프닝은 입장 시 제공된 드로잉북과 연필로 누드크로키를 직접 그리면서 체험할 수 있도록 15분간 누드퍼포먼스 공연을 했다.

[작가와의 만남 행사 - 송파CGV 2관]
[작가와의 만남 행사 - 송파CGV 2관]

행사장에는 사고 전 대학교 전통예술과 선후배 사이인 조국혁신당 김재원(가수 리아)의원과 사고 후 친구 사이인 국민의 힘 김예지(피아니스트)의원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도슨트 오하섭(前청주시립미술관), 영상편집 김종철(前독립영화감독), 배너 글씨 석창우(화백) 등 내빈들이 참석해 최 작가에게 힘을 보탰다.

한편, 전시장을 방문하는 모든 관람객에게는 최 작가의 작품으로 제작한 25년도 탁상용 달력과 차/커피가 제공된다.

[작가 이력]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동양화전공 석사과정

씨젠의료재단 소속작가
솟대평론 표지작가

문화예술교육사
실기교사(음악) 교원자격증
사회복지사
미술심리상담사

보건복지부 한국장애인개발원 장애인식개선교육 전문강사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직장내장애인인식개선 전문강사
따뜻한동행 장애인식개선 미술체험교육 예술인강사
jw이종호재단(중외제약) 장애인미술교실 강사

JW ART AWARD 대상
전국장애인종합예술제 최우수상
대한민국장애인미술대전 우수상
국제장애인미술대전 특선
홍익대학교 총장 표창장
이원형어워드 수상
대한민국미술대전 구상부문 입선

개인전 3회 및 단체전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