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글로벌 경제파워가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점점 이동하면서 우리나라의 수출 구조도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중심에서 중국,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ㆍASEAN), 중남미 등 신흥국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금융투자업계와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한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신흥국 비중은 작년 72.8%(3864억달러)로 10년 전인 2002년의 53.2%(865억달러)보다 약 20%포인트나 증가한 반면 선진국 비중은 46.8%(760억달러)에서 27.2%(1442억달러)로 대폭 줄었다.
특히 신흥국 가운데 대(對)중국 수출은 2002년 238억달러에서 작년 1302억달러로 늘었고, 비중은 14.6%에서 24.5%로 10%포인트나 커졌다. 수출품을 실은 우리나라 선박 4대 중 1대는 중국으로 가고 있는 셈이다.
같은 기간 아세안 수출 비중도 11.3%에서 14.4%로, 중남미는 5.5%에서 6.7%로 증가했다.
반면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은 수출 비중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작년 미국 수출액은 567억달러로 전체 수출의 10.7%에 불과해 중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대미 수출 비중은 10년 전만 해도 20.2%에 달했지만 2003년(17.8%)부터 중국(18.1%)과 역전된 이후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재정위기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EU으로의 수출 비중은 처음으로 한자릿수로 추락했다.
한국의 대EU 수출 비중은 2002년 13.4%에서 2010년 11.5%, 2011년 10.0%로 줄어든 데 이어 작년에 9.0%로 낮아졌다.
수입 구조도 수출 구조와 비슷하게 바뀌었다.
작년 신흥국 수입액은 3172억달러로 전체 수입의 62.9%에 달한 반면 선진국은 1870억달러로 37.1%에 그쳤다. 신흥국 수입 비중은 2002년 47.1%에서 작년 62.9%로 10년 사이에 16%포인트나 커진 반면, 선진국은 52.9%에서 37.1%로 작아졌다.
중국에서의 수입 비중은 2002년 11.4%에서 작년 15.6%로 늘었고, 원유를 수입하는 중동은 13.7%에서 24.4%로 증가했다.
반면 이 기간 미국 비중은 15.1%에서 8.4%로 절반 가량 줄었고, 일본은 19.6%에서 12.4%로, EU는 11.2%에서 9.7%로 각각 줄었다.
신흥국 수출입이 대폭 늘고 선진국이 감소한 것은 신흥국들이 풍부한 천연ㆍ인구자원을 바탕으로 고성장을 지속하며 한국 수출기업들에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미국, 유럽, 일본 등이 막대한 재정지출로 위기를 겪고 있어 신흥국의 수출입 비중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당분간 미국과 유럽의 회복이 빨리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원자재 수출 중심의 중동과 생산기지 역할을 하는 아세안에 더욱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